한국야구위원회(KBO)가 수면 위로 드러난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
KBO는 8위 키움으로부터 관련 경위서를 받을 예정이다. 키움은 올 시즌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은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손혁 신임 감독을 선임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키움은 6일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전말을 밝혔다.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의 ‘옥중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파악했기에 부득이하게 감독을 교체할 수박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 전 대표는 80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고, 9월 항소심에서도 3년 6개월이 선고돼 실형을 살고 있다. 이에 11월 KBO는 영구 실격 철퇴를 내렸다. 키움 구단도 지난해 5월 임직원들에게 이 전 대표에 대한 업무시간 내 접견 금지, 업무와 관련된 접견 금지 등을 공지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임직원들에게 밝혔다.
그러나 장정석 전 감독은 7일 담당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털어놨다. 재계약 언급은 덕담으로 여겼다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옥중경영’은 확인된 셈이다.
이제 공은 KBO로 넘어갔다. KBO는 이 전 대표의 영구 실격을 의결하면서 구속 이후에도 구단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되면 구단과 그 임직원 등을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쟁점은 여전히 70%에 육박하는 히어로즈 지분을 갖고 있는 이 전 대표의 배후 영향력 행사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이 앞서 이 전 대표와 법정 다툼 끝에 구단 주식 40%에 대한 권리를 인정 받았지만 현재 히어로즈 구단은 주주들의 개인 주식만 있을 뿐 구단 소유 주식이 없어 이 전 대표가 여전히 대주주로 버티고 있다. 우려했던 지금의 사태에 이른 것도 그 때문이다. 허민 구단 이사회 의장이 ‘이장석 지우기’에 나서며 실질적인 구단주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분은 0%다. 키움 구단의 회원사 제명도, 이 전 대표가 스스로 떠나길 기대하는 것도 난망하다.
정금조 KBO 운영본부장은 7일 “지난해 영구 실격으로 KBO가 취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는 이미 내렸다”고 난감해 하면서도 “경위서를 받으면 진상 조사를 하고 법률 자문을 구해 다각도로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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