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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허들을 넘어서] “치료보단 예방”… 차세대 백신 개발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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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허들을 넘어서] “치료보단 예방”… 차세대 백신 개발에 박차

입력
2019.11.08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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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SK바이오사이언스의 프리미엄 백신 

지난해 2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프랑스 제약기업 사노피 아벤티스의 백신사업 계열사인 사노피 파스퇴르에 백신 생산 기술을 수출했다. 규모는 1억5,500만달러(약 1,700억원)이며, 향후 매출액에 따라 판매 수수료도 별도로 받는 조건이다. 국내 기업의 백신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사노피 파스퇴르가 SK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사들인 건 동물세포로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해 백신을 만드는 기술이다. 바이러스를 달걀에 넣어 키우는 기존 방식보다 생산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독감 유행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사노피 파스퇴르는 세포 배양 기술로 ‘범용 독감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범용 독감 백신은 여러 바이러스들 사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염기서열(유전자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을 이용해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까지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이다. 한번 접종으로 3, 4가지 바이러스만 예방하는 현재 독감 백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로 꼽힌다.

경북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 공장에서 한 직원이 생산 중인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검수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경북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 공장에서 한 직원이 생산 중인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검수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가 바로 세포 배양 기술로 만든 독감 백신이다. 2015년 스카이셀플루 3가(3가지 바이러스 예방)를 출시했고, 이듬해엔 4가를 상용화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4가 세포 배양 독감 백신이다. 두 독감 백신은 출시 이후 4년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 2,000만도즈(1도즈는 성인이 1회 접종하는 양)를 돌파했다. 스카이셀플루는 지난 4월 세포 배양 독감 백신으로는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았다. PQ 인증을 얻은 백신은 유니세프, 파호(PAHOㆍ범미보건기구) 등 유엔 산하기관의 국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17년 세계 두 번째로 출시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는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 반응이 어느 정도 나온 뒤 본격적인 처방이 이뤄지는 의약품의 특성을 감안하면 출시 1년여만의 이례적인 성과다. 지난해엔 국내 두 번째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를 출시했다. 역시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다음 계획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이다. 사노피 파스퇴르와 함께 개발 중인 이 백신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또 미국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으로 장티푸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미국 비영리기구인 보건의료 적정기술 프로그램(PATH)의 새로운 로타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 소아장염과 자궁경부암 백신도 임상시험이 한창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세계 생명과학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고 있는 점에 주목해 예방의학의 첨병인 백신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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