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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훨씬 암울할 것”이란 비관 일색이던 국내 경기에 대한 시각에도 최근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선 내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 주가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거란 낙관적인 전망이 다수 쏟아지고 있다. 내년 코스피가 오랜 박스권을 뚫고 2,500선에 도달할 거란 예상이 나오기도 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증시 연간 전망 보고서를 발표한 9개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전망치 평균은 2,177이다. 이는 올해 들어 이달 6일까지의 코스피 종가 평균(2,100)보다 77포인트 높은 수치다.

9개 증권사 중 내년 증시를 가장 긍정적으로 바라본 곳은 메리츠종금증권으로, 내년 코스피 범위를 ‘최저 2,000에서 최고 2,500’으로 제시했다. 이어 하나금융투자가 2,000~2,450을, 한화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이 2,000~2,350을 각각 예상했다. 모두 내년 코스피 상단을 올해 실제 지수 수준보다 훨씬 높게 보는 셈이다.

이런 낙관론의 공통 근거는 우선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위해 분쟁 합의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 높다.

여기에 올해 상장사 이익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내년 이익은 최소한 반등이 기대되는 점,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초저금리 환경으로 주식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점도 내년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꼽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은 올해 약 35% 감소했다가 내년 26% 반등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런 이익 증가율만 고려해도 내년 코스피는 약 20% 상승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2019년 바닥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 등의 경기 사이클 선행지수는 실제 경기보다 보통 9~12개월 먼저 변동하는데 이미 올해 초 바닥을 지났다”며 “이를 감안하면, 올해 4분기가 바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날 “국내 경기 수축이 심화되지는 않고 있다”며 ‘경기 바닥론’에 힘을 더했다. KDI는 이날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지난 4월 이래 8개월 연속 국내 경기를 ‘부진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부진이 더 심해지지 않을 것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KDI는 “제조업 가동률이 소폭 상승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는 모습은 경기 수축이 심화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실제 9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월과 동일한 99.5를 기록했는데, 2017년 9월 시작된 이번 경기 하강기에서 가장 낮았던 3~4월(99.2) 보다는 0.3포인트 높다.

다만 이런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몇몇 지표의 반등 조짐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 회복 기미는 여전히 미약하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실제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품목 시장 위축, 글로벌 교역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10월 기준)과 설비투자(9월 기준)가 각각 11개월 연속 전년동기 대비 하락세를 잇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ING그룹(1.6%), 시티그룹(1.8%), 스탠더드차터드(1.9%) 등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거란 전망이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국의 신 성장동력 확보에 회의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한국이 불필요한 규제로 인해 혁신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보도하며 검찰의 ‘타다’ 기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규제 등을 지목했다. 이 매체는 “몇 안 되는 한국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들도 걸음마 단계”라며 “한국 자금이 몰려드는 인도네시아가 한국보다 더 큰 스타트업을 배출했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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