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서울 성북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4명의 사망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된다는 부검의 소견이 나왔다.
6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진행된 70대 A씨와 40대 딸 3명에 대한 부검 뒤 부검의는 일산화탄소 중독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했다. 1차 구두소견이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3, 4주 뒤 경찰에 통보할 예정이다.
A씨 등 네 모녀는 큰딸이 가구주로 등록된 다가구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건물 공사를 위해 방문한 리모델링 업자가 출입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고, 문밖까지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문을 따고 들어갔을 때 시신은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집 안에는 ‘하나님 곁으로 간다’는 내용이 적힌 종이가 있었다. 이를 근거로 경찰은 네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네 모녀의 집 우편함에는 은행과 카드사 등에서 보낸 채무이행통지서와 이자지연내역서 등의 서류가 남아있었다. 올해 7월부터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긴급 복지지원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