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권 회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권 회장은 협회 임직원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최근 알려져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경찰에 따르면 권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가족에게 발견됐다. 가족은 119에 신고해 권 회장을 병원에 후송했고 최종 사망 진단을 받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권 회장은 지난달 18일 협회 운전기사 등에 대한 부적절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과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권 회장은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인 21일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잘못을 깊이 뉘우친다”는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공개 일정 없이 거취를 고민했다.
권 회장은 이어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상처를 받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면서도 남은 회장 임기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투업계 회원사 투표로 선출된 자리인 만큼 개인적 사유로 퇴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권 회장의 결심엔 협회 이사회의 신임 표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금투업계에선 권 회장이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회원사 및 국회와 활발히 소통하고 지난 3월 당정이 증권거래세율 인하 등의 내용이 담긴 ‘혁신금융 추진방향’을 발표하는 과정을 막후 조율하는 등 업계 숙원사업 성사에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해왔다. 그러나 권 회장의 기자회견 이후에도 노동계를 중심으로 사퇴 요구는 진정되지 않았다.
협회 임직원들은 권 회장의 부고에 황망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날 “고인이 명예롭게 갈 수 있게 도와달라”는 짤막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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