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에 수신료 3%만 배당… 비율 늘려야 콘텐츠 좋아져”
청와대 국민청원에 공영방송 KBS와 EBS 수신료를 둘러싸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KBS를 향해서는 수신료를 폐지하거나 전기요금에서 분리 징수하라는 주장이 제기된 반면 EBS의 수신료는 늘려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지난달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KBS 수신료 전기요금 분리 징수’ 청원은 마감을 3일 앞둔 6일 동의자 17만명을 넘어 2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청원인은 “현재 KBS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되거나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돼 강제 징수되고 있다”며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뉴스를 방송하는 공영방송에 수신료 납부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장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 아파트 관리비에서 분리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청원 외에도 10월 한달 동안 KBS 수신료 납부를 거부한다거나 수신료 분리 고지, 수신료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여러 개 올라왔다.
반면 이날 또 다른 공영방송인 EBS에 대해서는 수신료를 늘려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방송법에 따라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자는 KBS에 수신료를 납부하도록 돼 있다. 다만 방송법 시행령에 따라 KBS는 매년 수신료 수입의 3%를 EBS에 지원해야 한다. 이 청원은 EBS에 할당되는 수신료 비율을 늘려달라는 내용이다.
청원인은 “공영방송의 범주에 KBS와 EBS가 들어간다는 것 알고 계시냐”며 “KBS가 전체 수신료의 90%를 사용하도록 법령으로 지정돼 수신료 대부분은 KBS에서만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EBS는 초ㆍ중ㆍ고등학생의 교육방송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데, 수익이라고는 오직 고등학생들의 교재 판매라고 한다”며 “학생들과 학부모의 돈을 받아 겨우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적자에 시달려 오랫동안 유지해온 어린이 프로그램도 계속 제작이 어렵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EBS는 전체 국민이 내는 수신료 중에 3%만 이용하고 있는데, 어린이와 학생을 위한 방송과 콘텐츠를 책임지는 EBS에 너무나도 부족한 실정”이라며 “EBS 적자가 심해질수록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한 콘텐츠 사업은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EBS가 받는 수신료 비율을 최소 10%로 인상해 더 나은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유익하고 공영방송다운 방송을 하는 EBS가 받는 수신료가 증가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EBS 수신료 인상 청원은 지난해에도 올라왔었다. 당시 청원인은 “우리가 매달 내는 수신료는 2개의 공영방송이 공평하게 나눠 써서 국민을 위한 방송제작에 쓰여야 한다”며 “KBS가 수신료의 90%를 가져가고, (한전 징수 위탁비를 제외한) 3%를 EBS가 가져가는 구조는 반드시 바뀌어야 대한민국 교육방송의 질이, 공영방송의 역할이 바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7년 기준 KBS의 수신료 수입은 6,462억원이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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