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ㆍ좌파 맹비난… “킹 목사처럼 ‘딥 스테이트’의 박해 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부친의 대(對)북한 정책에 대해 “평화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5일(현지시간) 발간된 자신의 저서 ‘분노 폭발: 좌파는 어떻게 증오를 즐기며 미국을 침묵시키길 원하는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수십년간의 무(無)대책 이후에 아버지는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아무도 이를 인정해 주진 않겠지만…”이라고 적었다.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맡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돕고 있는 딸 이방카와는 달리, 트럼프 주니어는 현재 아버지의 사업 관련 일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틴 루터 킹 목사처럼 박해를 받는다는 내용도 나온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금도 우리 정부 내부 깊은 곳(Deep Stateㆍ딥 스테이트)에는 아버지에 대한 불법 행위의 증거를 덮으려는 세력이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른바 ‘트럼프 X파일’에 대해 “언론이 아버지의 명예를 훼손하고자 연방수사국(FBI), 법무부의 딥 스테이트와 협력해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한 뒤, “FBI는 수년간 킹 목사 파일을 보관했다. 그때와 달라졌다고 할 수 있는가, 아니면 똑같은가”라고 반문했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겨냥해 “한물간 늙은 꼭두각시”라고 원색적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미 민주당 및 좌파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등장한다. 트럼프 주니어는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의원들이 추진 중인 ‘그린 뉴딜’을 비판하며 “중국, 북한과 맞서는 데 행운을 빈다”고 비꼬았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해선 “아버지가 상대하기 가장 쉬운 후보”라고 혹평했다. 아마존의 책 광고 문구인 “좌파 엘리트들은 당신이 이 책이 읽기를 원치 않는다”에서도 이 같은 인식은 그대로 드러난다. 언론을 향해서도 “국민의 적?”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을 그대로 이어받은 셈이다.
책 출간을 앞두고 폭스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민주당이 현재 너무 왼쪽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지금 후보로 나서면 당내에서 ‘극우’ 또는 ‘신(新)나치 테러리스트’라는 비난과 함께 거부당할 것이라고도 했다. CBS방송 인터뷰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으나,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본인의 정치권 진출 여부에 대해선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책에서 “아버지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까지 정치권에 들어간다는 생각은 내가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만큼이나 거리가 멀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관심에 사로잡혔다”며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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