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13개 대학 학종 실태조사]
과학고> 외고ㆍ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고교등급제 적용 여부 특정감사 계획
과학고ㆍ영재고의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합격률이 일반고에 비해 약 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일부 대학이 학생 선발 과정에서 특정 고교 유형을 우대한 정황을 포착하고, 특정감사를 실시해 ‘고교등급제’ 적용 여부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5일 13개 대학의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교육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대입과 관련해 공정성 논란이 일자, 학종 선발 비율과 자사고ㆍ특목고 선발 비율이 높은 13개 대학에 대해 지난달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춘천교대, 포항공대, 한국교원대, 홍익대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으로부터 2016~2019학년도 4년간 총 202만여건의 전형 자료를 제출 받아 분석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조사 결과 과학고, 외고ㆍ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순의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지원부터 합격, 등록에 이르기까지 학종 전형의 전 과정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이는 평균 내신등급에서 두드러졌다. 2019학년도 A 대학의 학종 지원자와 합격자의 고교유형별 평균 내신등급에 따르면 지원자의 평균 내신등급은 일반고(1.98등급) 자사고(3.44등급) 외고ㆍ국제고(3.62등급) 순이었다. 합격자 역시 일반고(1.30등급) 자사고(2.26등급) 외고ㆍ국제고(2.86등급) 순서로 동일했다. 조사 대상 13개 대학의 고교유형별 합격률(고교유형별 합격자/지원자)에서도 과학고ㆍ영재고(26.1%) 외고ㆍ국제고(13.9%) 자사고(10.2%) 일반고(9.1%)로 고교서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교 유형에 따라 학종 합격률이 최대 2.9배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대학들이 특정 고교를 우대한 정황도 포착됐다. 조사 대상 대학 중 5개 대학은 입학사정관 등 평가자에게 지원자 출신 고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 현황, 해당 대학 평균 학점, 중도탈락률 등을 제공했다. 2개 대학은 서류평가에서 지원자의 내신등급과 ‘출신고 또는 동일 유형 고교 내신등급’을 비교할 수 있게 하고 있었다. 대학 측이 일반고 지원자에 비해 내신 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 외고ㆍ국제고ㆍ자사고 출신 지원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평가자에게 암시한 조치로 추론할 수 있다.
박 차관은 이에 대해 “명백한 고교서열이 고교등급제에 따른 결과인지, 평가에 의한 자연적 결과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추가조사와 특정감사로 이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중심으로 학종 평가 과정에서 고교 유형에 따른 ‘후광 효과’를 차단하는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개선안은 정시 비율 확대 방안과 함께, 이번 달 발표하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포함돼 공개된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