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제팀 패싱’ 뒷말 안 나오게 힘 실어줘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제팀 패싱’ 뒷말 안 나오게 힘 실어줘야

입력
2019.11.06 04:40
5면
0 0

[文 정부 ‘제2 출발점’에 서다] <3> 후반기 경제, 이것만은 챙겨라

靑ㆍ기재부 불협화음 종종 논란… “홍남기 부총리 중심 주도권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2020년도 기획재정부 예산안 등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2020년도 기획재정부 예산안 등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논란은 문재인 정부 상반기 내내 끊임없이 잡음을 냈다.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무 경제부처가 소외되고 사실상 청와대가 세세한 사안까지 장악해, 결과적으로 성과를 저해한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경제 여건이 어려운 때일수록 경제 전문가 그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인선을 발표하며 “홍 후보자는 정부의 경제사령탑을 맡을 최고 책임자”라고 밝혔다. 직전 ‘장하성-김동연’ 조합의 불협화음 논란을 피하기 위해 처음부터 부총리가 사령탑이란 점을 일부러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홍 부총리도 이른바 ‘패싱(건너뛰기)’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홍 부총리가 지난 3월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방안은 며칠 만에 당정청 협의에서 없던 일이 됐다. 5월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비율을 (국내총생산 대비) 40% 선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문 대통령이 ‘40%의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고, 이후 홍 부총리는 “40%는 불변의 기준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최근엔 분양가상한제를 두고 정치인 출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패싱 논란은 전임자인 김동연 전 부총리 시절 더 심했다. 소득ㆍ법인ㆍ보유세 인상, 부동산 재건축 연한 강화 등 상당수 경제정책에서 김 전 부총리보다는 정치인 출신 장관과 여당 지도부, 청와대 참모 등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김 전 부총리는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을 제기했다가 청와대, 여당과 대립하기도 했고,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는 불화설까지 샀다.

이런 패싱 문제는 이번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 기재부 등 정부 경제부처에는 “최경환 전 부총리 같은 실세가 오지 않는 한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적지 않게 쌓여 있다. 하지만 논란이 거듭될수록 정책 혼선은 커지고 불신이 쌓이는 게 문제다. 한 경제부처 고위관계자는 “예전에는 ‘어떤 사안에 대책을 강구해 봐라’는 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러한 방향으로 알아봐라”는 식으로 청와대에서 지시가 떨어진다”며 “청와대가 기재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제에 식견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경제정책 책임자로 선임하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 그룹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