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차세대 전력송전 기술로 주목 받고 있는 초전도 케이블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LS전선은 한국전력과 함께 경기 용인시 흥덕 변전소와 신갈 변전소 사이 1㎞ 구간에 초전도 케이블을 설치하고 5일부터 상업 운용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시험 운전에 성공해 이날 준공식 이후 곧바로 상업 운전에 들어간 것이다. 초전도 케이블은 LS전선을 포함해 유럽과 일본, 미국 등 5개 기업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 이어진 건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초전도 케이블은 기존 구리 도체를 전기저항이 없는 초전도체로 대체한 케이블을 말한다. 영하 196도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 현상을 응용해 송전 중 손실되는 전기가 거의 없다는 게 핵심이다. 기존 케이블과 비교하면 송전 중 손실되는 전기는 10분의 1 수준이다. 구리 케이블보다 낮은 전압으로 전력을 보낼 수 있어 송전량도 5~10배 늘릴 수 있다.
초전도 케이블 1가닥이 구리 케이블 10가닥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설치 공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선로 증설이 어려운 대도시나 과부하로 교체가 필요한 선로에 적합하다. LS전선 관계자는 “기존 설비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구리 케이블만 초전도 케이블로 교체하면 전력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전력 사용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도심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LS전선에 따르면 앞으로 신도시를 건설할 때 초전도 케이블을 활용하면 기존에 설치하던 높이 3m 가량의 전력구(케이블과 부속재 등을 수용하면서 접속 공간을 겸하는 기능을 가진 설비)를 높이 1m에 불과한 관로만으로 대체할 수 있어 토목 공사 비용을 2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LS전선 측은 초전도 케이블의 보급이 확산돼 생산 단가가 내려가면 기존 구리 케이블과의 비용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초전도 케이블의 상용화는 유럽과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던 전력 산업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갖게 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갖고 올 것”이라며 “한전과 협력해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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