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살던 여성을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명에게 각각 16년과 11년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사체유기 및 손괴ㆍ오욕,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게 징역 16년, B(24)씨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두 사람은 작년 5월 전북 군산시 한 원룸에서 지적장애 3급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함께 지내던 지인들과 시신을 야산에 묻고, 이후 수 차례 방문해 시신 부패를 빠르게 하려 화학물질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18년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00시간 이수, 아동ㆍ청소년 관련기관 등 3년간 취업제한을, B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A씨와 B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은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것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고 살인의 고의도 없었다며 이들에게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두 사람 외에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공범 3명은 1심에서 징역 1년6월~4년을 각각 선고 받았다. 이들은 항소하지 않아 2심까지 가지 않은 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2심은 “A씨는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대체로 자백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B씨는 항소심에서 피해자 유족과 합의했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깨고 각 징역 16년과 11년으로 감형했다. A씨에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00시간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명령도 함께 선고됐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받아들여 형을 확정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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