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22년 역사의 K리그 구단 대전 시티즌을 인수한다.
대전시와 하나금융그룹이 5일 '대전시티즌 투자유치 협약(MOU)'을 체결한다. 대전시는 지난 8월 하나금융그룹에 '대전시티즌 투자유치 제안서'를 건넨 이후 두 달 동안 관련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구체적 투자 규모와 시설 사용조건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한 후 올해 안에 본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은 1998년부터 대한축구협회를 공식 후원해 왔고, 현재도 협회와 대표팀은 물론 K리그의 메인스폰서를 맡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대전을 인수해 운영하더라도 22년 역사의 지역 연고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대전은 1997년 지역 기업 4곳의 컨소시엄으로 창단됐다. 하지만 계룡건설을 제외한 컨소시엄 참여 기업 3곳이 부도나면서 남은 계룡건설마저 구단 운영을 포기했고, 2006년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나 저조한 성적과 선수 선발 부정 의혹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고 해마다 80억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되면서 대전시측은 기업구단으로의 전환 방침을 세웠다. 더는 이런 부담을 안고 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투자유치 요청을 수락하고 사회공헌사업 차원에서 대전시티즌을 명문구단으로 육성하려는 하나금융그룹 측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1부 리그 진출은 물론 국내 최고 명문구단으로 육성하겠다는 공통된 비전과 목표에 대해 양측이 합의를 이뤘다"며 "앞으로 본 계약이 조속한 시일 내 체결될 수 있도록 하나금융그룹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