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새 하원의장으로 노동당 출신 린지 호일(62) 경이 선출됐다.
BBC방송 등은 4일(현지시간)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존 버커우 하원의장의 후임으로 호일 경이 선출됐다고 전했다. 총 7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5명은 앞선 세 차례 투표에서 탈락했고, 4차 투표에서 호일 경이 같은 당 크리스 브라이언트 의원을 325표 대 213표로 제치면서 제158대 하원의장직에 오르게 됐다.
호일 신임 하원의장은 선출 직후 “나는 중립적이며 투명할 것”이라며 “의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2017년 사망한 딸을 언급하면서 “나탈리가 여기 있었으면 했다. 그녀는 우리의 모든 것이었고 언제나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일 하원의장은 1997년 처음 하원의원에 선출됐고, 2010년부터 하원 부의장직을 맡아왔다. 의회와 정치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기사 작위를 받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호일 하원의장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평의원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의장직에서 특유의 친절함과 합리성을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도 “그는 하원의원들과 직원의 안녕을 아주 진지하게 생각해왔다”며 “의장으로서 앞으로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시각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내달 12일 조기 총선이 결정되는 등 영국 정계가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는 가운데 버커우 하원의장은 지난주 10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2009년 하원의장직에 오른 이후 연금, 국민건강서비스(NHS) 등 수많은 첨예한 의제를 다뤘지만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였다. 버커우 전 의장은 보수당 출신임에도 2017년 국민투표에서 잔류에 표를 던졌고, 보리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폭주에 번번이 제동을 걸어 여당으로부터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가 임기 중 가장 많이 외친 주문은 “정숙(Order)!”으로, 총 1만4,000번에 이른다고 BBC는 분석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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