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상하이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정부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을 만나 혼란과 폭력의 조속한 종식을 촉구했다. 동시에 홍콩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며 항간에 나돌던 람 장관 경질설을 일축했다.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통해 홍콩 사태에 강경대응 하기로 방침을 정한 중국이 람 장관을 앞세워 긴급법 적용 확대를 포함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5일 “시 주석이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참석을 계기로 람 장관과 4일 만나 홍콩의 현 시국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고 거론하면서 “법에 따라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저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 주민들의 안녕을 보호하는 일”이라며 “혼란과 폭력을 종식하고 질서를 재건하는 것은 여전히 홍콩의 최우선 과제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람 장관을 향한 질책성 발언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시 주석은 “홍콩 정부가 상황을 안정시키고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중국 정부는 람 장관을 높이 신뢰하고 홍콩 관리들의 성과를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당장 람 장관에 대한 문책성 인사는 없다는 얘기다.

이어 시 주석은 “홍콩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 정책과 홍콩 기본법을 엄중히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4중전회가 끝난 직후인 지난 1일 중국 정부는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특별행정구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완비할 것”이라고 밝히며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한 주요 관원에 대한 임면 체제도 개선하겠다”고 중국의 적극적 개입을 시사한 바 있다.

람 장관은 6일 베이징을 찾아 한정(韓正) 국무원 부총리를 공식 면담할 예정이다. 한 부총리는 중국 내 권력서열 7위로, 홍콩과 마카오 관련 사무를 총괄한다. 시 주석이 일단 람 장관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한 부총리는 람 장관에게 4중전회를 통해 공산당이 결정한 홍콩 시위 대응 방침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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