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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공개한 사우디 아람코 ‘기업가치 2조달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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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공개한 사우디 아람코 ‘기업가치 2조달러’ 가능할까

입력
2019.11.04 17:26
수정
2019.11.04 18:3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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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왼쪽) 최고경영자(CEO)와 야시르 알-루마얀 회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공개(IPO)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다란=EPA 연합뉴스
3일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왼쪽) 최고경영자(CEO)와 야시르 알-루마얀 회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공개(IPO)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다란=EPA 연합뉴스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드디어 상장 절차에 공식 착수하면서 향후 이 회사의 기업 가치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단 1조달러(약 1,165조원)를 훨씬 웃돌 건 확실시되고 있어, 아람코의 ‘시가총액 1위 기업’ 등극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다만 사우디 정부가 바라는 기대치가 투자업계의 추정치보다 30% 이상 높은 터라, “사우디 측에는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날 아람코의 자국 시장 IPO를 승인하면서 지분의 5%를 국내외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 1월 아람코 IPO 의사를 처음으로 공개한 지 약 4년 만에 실행 절차에 들어가는 셈이다. 외신들은 “오랫동안 유예돼 온 아람코의 첫 공모가 시작됐다”고 일제히 전했다. 아람코는 9일 IPO 투자설명서를 발행한 뒤, 내달 11일부터 타다울(사우디 증권거래소)에서 주식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로써 세계 최대의 영업이익(지난해 2,240억달러ㆍ약 254조원)을 올리는 회사가 베일을 벗고 국제무대에 데뷔하게 됐다. 아람코 IPO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경제ㆍ사회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으로, 사우디 정부는 여기서 확보한 자금을 관광ㆍ대중문화 등 비석유 부문에 투자한다는 생각이다. FT는 “석유 의존 경제에서 탈바꿈하려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야심 찬 계획이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사우디의 승부수가 얼마나 통하느냐다. 사우디는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2조달러(약 2,31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현재 시가총액 1ㆍ2위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1조달러 정도임을 감안하면, 두 회사를 합친 규모의 회사가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2조달러 목표를 달성할 경우, 5%의 IPO는 1,000억달러 규모가 돼 종전 역대 최고 IPO인 중국 알리바바 공모액(250억달러)의 네 배가 된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권의 평가는 좀 다르다. FT는 “은행가들은 아람코의 현실적 기업 가치를 1조2,000억~1조5,000억달러로 추산한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도 최소 1조2,200억달러에서 최대 2조2,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는데, 이는 곧 ‘2조달러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WSJ는 “회사 가치를 둘러싼 의문이 잔존하지만, 세계 최대의 주식 거래가 예상된다”면서도 “아람코엔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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