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청년 대변인 대신 사과에 누리꾼 “당사자가 사과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남성 차별’ 언급으로 비판을 받은 청년대변인의 ‘82년생 김지영’ 논평을 결국 철회한 가운데 당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민재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평 철회 사실을 언급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먼저 동료 청년대변인의 논평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많은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스럽다. 많은 질타를 받은 장종화 청년대변인의 ‘82년생 김지영’ 논평은 어제(3일) 공식적으로 철회되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철회했다’라는 점이 아니라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다”고 사과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9월 상근직인 장 대변인과 함께 비상근 청년대변인으로 임명됐다.
김 대변인은 “청년대변인 시스템은 다른 당직과 마찬가지로 국회에 상근하고 있는 상근직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비상근인 본인은 논평이 어떤 과정으로 나오게 됐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료 청년대변인의 논평이 어떤 주제로, 어떤 내용으로 작성되는지 몰랐다는 것, 그래서 해당 내용에 대해 내부에서 먼저 비판하고 바꾸지 못했다는 점에서 직무유기를 했다”면서 “’남성도 차별 받고 있다’라는 동의할 수 없는 근시안적인 주장은 ‘남성 기득권자의 변명’일 뿐임을 절감한다”고 부연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는 “당 차원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주동적이며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에는 “비상근직이라고 해도 잘못된 부분을 고치시길 응원한다. 같은 청년으로써 걱정이다”(조****), “같은 당원이지만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다. 재발 방지를 위해 당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양*****) 등 김 대변인의 의견을 지지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일부 누리꾼은 정작 논란을 일으킨 이의 사과가 없다는 점을 들어 “쓴 사람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윤*****), “논평 철회보다 당사자의 사과가 먼저다”(이*****)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3일 자당의 출입기자들에게 “10월 31일 배포한 장종화 청년대변인 ‘82년생 김지영’ 논평은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른 점이 있어 철회한다”고 밝혔다. 해당 논평은 영화 ‘82년생 김지영’과 관련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차별을 받는다’라는 취지로 작성돼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철회한 배경에 대해 “책과 영화가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차별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공감을 표현한 작품인데 장 대변인의 논평은 그 논점보다 남성들도 차별이 있고 그러니 화합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라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당론에 부합하지 않고, 개인적인 견해가 있어 당의 논평으로 적절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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