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발 파격의 스토브리그가 다시 열렸다. 키움이 장정석 감독과 결별하고 손혁(46) SK 투수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장 감독의 재계약을 의심하는 이가 없었기에 말 그대로 깜짝 뉴스다.
키움은 4일 "손혁 신임 감독과 계약 기간 2년 총 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1990년대 한 때 LG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지도자로도 투수 조련가로 명망이 높았던 손혁 카드 자체는 무명이 대세인 최근 트렌드에 비춰 파격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이끈 장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점이 의문이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도 재계약에 실패하거나 경질된 경우는 1986년 김영덕(삼성), 1990년 정동진(삼성), 2002년 김성근(LG), 2004년 김응용(삼성), 2013년 김진욱(두산) 감독 등이 있다. 사장으로 영전한 김응용 감독을 제외하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유니폼을 벗었다.
하송 히어로즈 대표이사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감독 교체 배경을 언급한 뒤 ”손혁 신임 감독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지도자다. 야구에 대한 열정 또한 뜨겁다. 우승팀 코치를 비롯해 지도자 생활을 하며 얻은 경험들이 선수단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혁 신임 감독은 1996년 LG에 입단해 2004년까지 뛰면서 107경기에 등판, 36승 31패 평균자책점 4.07을 올렸다. 은퇴 후 미국 톰 하우스 피칭 아카데미에서 코칭 및 재활트레이닝 교육을 받고 2009년 한화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히어로즈에서 투수코치를 지냈고, 2017년부터 올해까지는 SK로 옮겨 염경엽 감독을 보좌했다.
그는 “영광이지만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 우리 팀은 이미 탄탄한 선수단 전력과 파트별로 유능한 코칭스태프가 구성돼 있다. 여기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선진야구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변화보다는 우리 팀이 잘하고 있는 부분들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돕겠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은 물론 코치진, 프런트와 긍정적인 소통을 나눠 그라운드에 나오는 모든 구성원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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