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소비자들이 국내 중고차 시장에 대해 신뢰를 하지 못하고, 대기업의 참여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여 1,000명 대상으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 이상이 국내 중고차 시장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76.4%는 국내 중고차시장이 불투명ㆍ혼탁ㆍ낙후됐다고 인식했다. 투명ㆍ깨끗ㆍ선진화됐다고 응답한 사람은 17.5%에 불과했다. 부정적인 인식의 주요 원인으로는 차량상태불신이 49.4%로 가장 높았다. 이어 허위․미끼 매물 다수(25.3%), 낮은 가성비(11.1%), 판매자 불신(7.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고차시장에 대한 대기업의 신규 진입과 관련, 소비자들의 과반인 51.6%는 찬성했으며, 23.1%는 반대했다. 중고차매매업은 2013년 3월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국내 대기업의 시장 확장이나 신규 진입이 제한됐다. 하지만 올 2월 기한이 만료되면서 대기업 진출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완성차 업체 중 진출한 곳은 없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21개 브랜드가 중고차 매매업을 하고 있다.
현재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고차매매업에 대해 생계형적합업종 추천을 논의하고 있다. 오는 6일 추천 여부가 결정되면 중소기업벤처부는 6개월 내 지정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생계형적합업종 지정되면 대기업 신규 진출은 불가능해진다.
한경연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의 거래량은 연간 207만 대로 신차의 약 1.2배 수준의 큰 시장이지만, 매매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신뢰가 매우 낮다”라며 “외국자동차 브랜드가 이미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활동 중인 만큼, 국내 대기업에 대해서도 진입장벽을 철폐하여 소비자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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