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아세안(ASEAN)+3(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질서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내고,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세계 경제를 ‘확대 균형’의 길로 다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새들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 강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다”라는 말로 모두발언을 열었다. “(20여 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의 폭풍이 몰아칠 때 아세안+3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을 상기하면서다.
아세안+3 정상회의는 1997년 12월 아세안 창설 3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 한ㆍ중ㆍ일 3개국 정상을 동시 초청하며 처음 열렸다. 당시 아시아 금융위기가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공동 대응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3국 초청의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위기 속에 하나가 되어 우리는 세계 경제 규모의 30%를 차지하는 튼튼한 경제권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호무역주의의 바람이 거세다. 교역 위축으로 전세계 90% 국가들이 동반 성장둔화(synchronized slowdown)를 겪을 것이라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우려도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은 아세안+3가 자유무역질서 유지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타결은 역내 자유로운 무역과 투자 확대는 물론 동아시아 평화와 공동 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 회의가 우리의 협력을 강화하고 자유무역질서를 지켜내며 동아시아 공동체의 초석을 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달 한국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ㆍ메콩 정상회의’에서 오늘의 논의를 더욱 구체화하고 결실을 맺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는 당초 오전 8시 30분(현지시각) 시작 예정이었으나 지연됐다.
방콕=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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