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클라텐버그 “부상은 최악의 우연 겹치며 발생한 것”
“손흥민이 퇴장이라면 오리에도 퇴장 당했어야”
게리 리네커 “부상 없었다면 퇴장도 없었다”
손흥민(27ㆍ토트넘)의 태클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큰 부상을 당한 안드레 고메즈(26ㆍ에버턴)의 완쾌를 기원하는 응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에선 “부상은 안타깝지만, 퇴장 결정은 ‘부상’이라는 결과 때문에 나온 과도한 판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에서 에버턴과 1-1로 비겼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 18분 델리 알리(23)의 득점을 도우며 시즌 3호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후반 34분 고메즈를 향해 뒤편에서 거친 태클을 시도해 마틴 앳킨슨 주심으로부터 레드 카드를 받았다.
손흥민의 태클 이후 넘어지던 고메즈는 세르주 오리에(27)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완전히 꺾였다. 중계화면으로도 리플레이를 보여주지 않을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그의 부상 직후 태클을 시도한 손흥민과 충돌한 오리에 모두 머리를 감싸 쥐며 극도로 괴로워했을 정도다. 손흥민은 결국 오열하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PL 사무국은 경기 후 공식 성명을 통해 손흥민의 반칙이 상대의 안전을 심대히 위협했기에 퇴장은 적합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앳킨슨 주심의 결정에 대해 현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손흥민의 백태클은 분명 잘못됐지만, 고메즈의 부상 원인이 태클 하나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고메즈의 부상 정도가 심해 판정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과거 EPL에서 활약하며 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 결승전 주심을 맡기도 했던 마크 클라텐버그 심판은 영국 데일리메일에 보낸 기고문에서 “(손흥민의) 퇴장 판정을 이해한다. 이번 판정은 ‘의도와 과정’이 아닌 ‘결과’에만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고메즈의 부상은 손흥민의 파울과 고메즈의 착지, 오리에의 충돌 등 최악의 우연이 겹치며 발생한 것”이라며 “손흥민에게 레드 카드를 줬다면 고메즈의 발을 밟은 오리에에게도 당연히 레드 카드를 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앳킨슨 주심은 피치의 사이드 모니터 장면들을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결정했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영국공영방송 BBC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게리 리네커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클라텐버그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리네커는 트위터에 “(고메즈의) 부상이 없었다면 손흥민은 퇴장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손흥민은 퇴장 사실보다 자신이 동료에 심각한 부상을 입혔다는 것에 더 마음 아파하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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