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연주 맞춰 노래…SNS 타고 확산돼 국내에도 소개
“일어나, 투쟁하라. 민중은 승리하리라.”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칠레의 대규모 시위 현장에서 울려 퍼진 노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소개되는 등 뒤늦게 관심이 높아졌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 시민들은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27일 한 광장에서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노래였다.
영상에 등장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지휘자의 열정적인 지휘에 맞춰 웅장한 분위기의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연주에 맞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일부 시민들은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을 향해 팔을 뻗는가 하면 일부는 국기를 흔들기도 했다. 약 3분 동안의 연주가 끝난 후에는 시민들은 물론 연주자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이 노래는 칠레의 음악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세르히오 오르테가가 언젠가 다가올지 모르는 군사 쿠데타를 예감하고 1973년 작곡한 곡이다. 같은 해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직에 오른 이후 민중 저항가요로 떠올랐다.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일어나, 투쟁하라. 민중은 승리하리라/ 우리의 행복을 쟁취함으로 세상은 더 나아질 것이다/ 그리고 투쟁하는 수천 수만의 함성은/ 일어나, 외치며, 해방을 노래하리라/ 그것으로 조국은 승리하리라’라는 내용의 가사로 이뤄졌다.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는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면서 남미 지역은 물론 전세계 시민운동, 시위 현장에서 자주 쓰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2016년 11월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이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날 방송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남미 쪽 SNS에서 크게 퍼진 노래인데, 광장에서 오케스트라단이 연주하고 시민들이 함께 노래 부르는 동영상이 퍼졌다. 노래 자체도 굉장히 유명한데, 가장 최근에는 홍콩 시위에서도 이 노래가 불렸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에서 시작된 칠레 시위는 보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 개최까지 포기할 정도로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오랜 기간 빈부 격차와 사회, 경제적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그간 쌓여있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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