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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명품행정] 평균나이 75세 마을기업… “연금지급도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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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명품행정] 평균나이 75세 마을기업… “연금지급도 거뜬”

입력
2019.11.03 11:58
수정
2019.11.03 18: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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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정읍시 마을공동체사업

‘콩사랑’ 전국 최우수상 수상… ‘내장산쑥모시’는 마을연금 지급

정읍시 국내 최초 전담조직 구성… 공동체 활성화에 일등 공신

전북 정읍시 칠보면 축현리 싸리재 마을기업 ‘콩사랑’ 직원들이 단체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정읍시 제공
전북 정읍시 칠보면 축현리 싸리재 마을기업 ‘콩사랑’ 직원들이 단체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정읍시 제공

내장산 자락에 위치한 전북 정읍 송죽마을은 국립공원에 붙어 있어 개발행위를 할 수 없었고 주민 80%가 60대 이상으로 전형적인 저소득 고령화 마을이었다. 내장산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렇다 할 활용 방안이나 소득원이 없어 활력을 찾지 못했다. 마을 주민과 출향인 모두 고민하던 중 2012년 내장산쑥모시작목반을 조직하면서 마을에 큰 변화가 시작됐다. 마을 내 휴경지와 전답에 특산물인 모시를 식재하며 공동체 회복에 나섰고 마을은 활력이 깃들기 시작했다.

2013년 마을기업인 내장산쑥모시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고 이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80세 이상 노인에게 마을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1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솔티 모시 달빛잔치’란 마을 축제도 개최해 전통적인 장례풍습인 ‘초빈’을 재현하고 각종 산나물을 활용한 슬로푸드를 선보여 많은 관광객이 마을을 찾고 있다.

주민 40여명, 평균 나이 75세의 정읍시 칠보면 축현리 싸리재마을의 ‘콩사랑’은 2013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후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정읍 귀리와 현미 등을 이용해 곡물가루, 통 곡식, 떡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첫해 2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2억원, 올해 25억원의 실적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콩사랑은 급속 성장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갖추고 자립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전국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사회적경제박람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서현정(50) 콩사랑 대표는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마을기업과 성장 비결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동시에 종사자들이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공동체 존립마저 위협받은 정읍시가 소규모 도∙농 복합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공동체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11년부터다. 2012년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공동체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2013년에는 전국 최초로 전담조직을 만들었다. 그 동안 공동체사업에 총 18억7,000여만원을 투입했고 정읍형 마을만들기 활성화 모델 개발과 사회적 경제기업 성장 기반을 마련해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시민창안대회는 대표적인 공동체 육성 사업으로 전국에서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1단계(씨앗∙뿌리) 2단계(줄기) 3단계(열매)로 이어지는 단계별 육성 과정을 거치고 주민이 제안, 실행, 평가한다. 송죽마을과 콩사랑도 시민창안대회를 통해 성장한 기업이다. 지금까지 이 제도를 통해 발굴된 공동체는 씨앗단계 335개, 뿌리단계 212개, 줄기단계 55개, 열매단계 36개다. 구성원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으로 100여명의 마을 활동가와 해설가도 배출했다.

유경희 정읍시 공동체육성팀장은 “여러 공동체의 활발한 활동이 지역주민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창안대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활동가와 핵심리더 등 공동체 인재를 키워나가고 지역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 창업이 성장,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읍=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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