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2부 리그) 강등을 눈앞에 뒀던 제주가 상승세의 인천을 꺾고 벼랑 끝에서 한 숨을 돌렸다. 제주가 인천을 꺾은 가운데, 이들과 함께 강등권 탈출 경쟁을 벌이던 경남이 상주에 패하면서 막판 K리그1(1부 리그) 잔류 경쟁은 다시 대혼전 양상이다. 10위 인천(승점 30)부터 최하위 제주(승점 27)의 격차는 단 3점. 모든 팀에게 남은 기회는 2경기라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닌’ 역대 가장 치열한 잔류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제주는 2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B(7~12위) 36라운드 홈경기에서 인천에 2-0 승리를 거뒀다. 제주는 후반 17분 터진 마그노(31ㆍ브라질)의 선제골과 35분 이창민(25)의 추가골로 대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로 K리그 100경기 출전을 기록한 마그노는 후반 17분 아길라르(28ㆍ코스타리카)의 프리킥 상황에서 조용형(36)이 머리로 떨어뜨린 볼을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시저스킥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제주는 후반 33분 아길라르의 기막힌 스루패스를 받은 이창민이 골지역 왼쪽에서 정확한 왼발 슛으로 추가골을 꽂아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두 팀은 각각 19개(제주)와 11개(인천) 가운데 유효슈팅 7개씩을 주고받으며 순도 높은 득점 기회를 맞았다. 1부리그 잔류 의지로 불타오른 이날 경기에선 두 팀의 골키퍼 활약이 승부를 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과는 제주 이창근의 완승이었다. 이창근은 전반 29분과 후반 11분 인천 지언학(25)의 결정적 슈팅을 선방했고, 후반 40분엔 무고사(27ㆍ몬테네그로)의 페널티 킥까지 막아내며 제주 팬들을 열광케 했다.
같은 날 경남은 상주에 0-1로 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일단 최하위 다이렉트 강등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전반 37분 상주 김건희(24)에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며 승점 추가에 실패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27점째를 올린 제주는 여전히 최하위지만, 10위 인천(승점 30), 11위 경남(승점 29)를 모두 추격 가시권에 두게 됐다. 게다가 세 팀 가운데 득점(42점)도 가장 많아 어느 한 팀과 승점 동률을 이루더라도 높은 순위에 오르게 된다.
세 팀은 모두 A매치 휴식기를 가진 뒤 오는 24일부터 운명의 2경기를 차례로 치른다. 제주는 오는 24일 수원, 30일 성남과의 대결만 남겨뒀고, 인천과 경남은 각각 다음 라운드에서 상주와 성남을 상대한 뒤 30일 열릴 마지막 38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다이렉트 강등으로 이어질 최하위는 물론,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될 11위도 결국 마지막까지 가 봐야 알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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