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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 인신매매 도구로 사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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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 인신매매 도구로 사용돼”

입력
2019.11.0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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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사우디 등에서 가사도우미 ‘불법거래’되는 애플리케이션 횡행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등록된 여성 가정부들. 이들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다. BBC캡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등록된 여성 가정부들. 이들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다. BBC캡처

인스타그램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온라인 인신매매시장’으로 쓰이고 있다고 영국 BBC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앱을 통해 가사도우미들이 ‘불법 거래’되고 있으며, 이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BBC 아랍어팀은 쿠웨이트 현지에 막 도착한 부부로 위장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BBC팀은 모바일 거래 앱 ‘4sale’ 사용자 57명과 대화를 나누고 이 중 가사도우미를 ‘판매’하려는 이들을 만났다. ‘4sale’ 은 쿠웨이트에서 활발히 사용되는 앱으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 거래를 성사시킨다. 앱에 ‘거래 대상’으로 올라온 가사도우미들은 인종별, 가격별로 구분돼 사용자가 선택하도록 돼 있다고 BBC는 전했다. ‘깨끗하고 잘 웃는 아프리카인’이나 ‘휴가 낼 용기가 있는 네팔인’ 같은 식이다.

이 같은 거래는 인스타그램에서도 활발히 행해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통해 거래 대상을 검색하고, 개인 메시지를 통해 가격을 협상한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4sale 등 모바일 거래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돼 있다. 이를 두고 우르밀라 부훌라(Urmila Bhoola) 유엔 특별 조사위원은 “그들(플랫폼 기업)이 ‘온라인 노예시장’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BBC에 따르면 이렇게 불법으로 거래되는 가사도우미들에 대한 인권 침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들 대부분은 가난한 국가에서 입국했다. 판매자들은 가사도우미의 여권을 압수하거나 이들을 집에 감금시키고, 휴대폰 사용을 못 하게 했다고 BBC는 전했다. 자신이 고용하고 있던 가사도우미를 판매하려던 한 경찰관은 “가사도우미를 600KD(2,000달러ㆍ약 233만원)에 구입해서 1,000KD(3,300달러ㆍ약 385만원)에 판매하는 이들도 있다”고 BBC에 말했다.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되자 페이스북은 최근 인력 불법 거래에 이용되고 있는 아랍어 해시태그(#maidsfortransfer)를 삭제했다. 구글은 “앱 사용자들이 이 같은 거래 행위를 하지 않도록 앱 개발자들이 필요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인신매매를 조장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면서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조치를 취하도록 앱 개발자들과 일하고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앱스토어에서 앱을 삭제할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 같은 행위와 ‘전쟁 중’’이라면서 “앱이 면밀히 조사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플랫폼에 눈에 띄는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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