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병 갑질’ 논란의 박찬주 예비역 육군대장을 영입하려다 보류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당내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조국 국면’에서 바짝 좁혀졌던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까지 제자리로 퇴보하면서, 황 대표가 점점 코너에 몰리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1일 이른바 ‘박찬주 사태’를 계기로 리더십 위기론이 나오는 데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오히려 우리 당이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대표가 한 마디 하면 아무 찍 소리도 못하는 그런 정당을 희망하고 있느냐”고 반문하며 “그것을 리더십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당내 인사들은 잇따라 문제의식을 표출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부가 오락가락 갈팡질팡하면서 당이 혼돈 상태로 가고 있다”며 황 대표를 공격했다. 3선인 김영우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대장 논란에 대해 “좀 더 중도층이나 무당층에 어필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지 않느냐”며 “그런 면에서 (다른 인사들과) 조금 더 소통이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밝혔다. 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묘사해 도마에 오른 데 대해서도 그는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당 지지율이 황 대표를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40%를 기록해 조국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3%포인트 내린 23%로 나타났다.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10월 2주차에 9%포인트까지 좁혀졌던 격차가 조 장관 취임 전인 9월 1주차와 같은 17%포인트로 다시 벌어진 것이다.
당 지도부는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다음 총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때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은 원심력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최근의 지지율 상승이 조국 사태의 반사이익에 불과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문제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기보다 과감한 당 혁신의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현 한국당) 비례대표를 지낸 이자스민 전 의원이 최근 정의당에 입당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한국당이 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데 아쉬움을 갖고 있던 이 전 의원은 이주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적을 바꾸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지도부는 그의 탈당을 뒤늦게 파악했다고 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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