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의 새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47) 신임 감독이 소통과 멘탈, 성적에 초점을 맞춰 팀을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허 감독은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취임식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수장으로서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그는 “16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는데, 할 일이 많을 것 같다”며 올해 최하위에 그친 팀의 체질 개선을 약속했다.
키움 수석코치 시절 선수들과 소통 능력에 높은 평가를 받은 허 감독은 이날도 소통을 수 차례 강조했다. 그는 “카리스마를 좋아하지 않아 나 자신을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도자와 선수는 동반자”라고 했다. 이어 구체적인 소통 방식에 대해 “선수들에게 윽박지르고 욕하는 건 세상에서 제일 쉽지만 나는 그런 카리스마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선수에게 억압적으로 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뛴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년 총액 10억5,000만원에 계약한 허 감독은 야구를 하는 환경, 컨디셔닝, 정신력,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철학이 확고하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신력 부분에서는 2016년 미국 구단 보스턴에서의 연수 경험을 들며 멘탈 코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 감독과 롯데는 ‘멘탈 코치’도 따로 기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철학이 확고하고 과정이 좋아도 감독은 결과로 말하는 자리다. 성적이 뒤따라오지 않으면 책임론을 피하지 못한다. 허 감독은 “육성과 성적을 다 잡을 수 없다. 1군 감독은 이겨야 한다”며 “미래보다는 현재에 충실히 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허 감독을 택한 김종인 롯데 대표이사는 “외부에서 롯데 감독직을 ‘감독의 무덤’이라는 말을 하지만 이번엔 틀림 없이 ‘감독의 꽃동산’으로 바뀔 것이라 확신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성적을 내기 위해 롯데는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포수 보강이 필요하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엔 대어급이 없지만 이지영(키움)과 김태군(NC) 정도가 다른 팀들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포수로 꼽힌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포수가 약점이라고 생각은 안 한다”며 “환경적으로 어떤 야구를 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생기는 만큼 나부터 어떻게 야구 환경을 맞추느냐에 따라 선수들이 발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한편, 허 감독 체제로 출발하는 롯데는 사령탑을 보좌할 코칭스태프 일부를 공개했다. 키움 퓨처스(2군) 투수코치로 몸 담았던 노병오 코치가 1군 투수코치로, 두산 2군 투수코치를 맡았던 조웅천 코치가 1군 불펜코치 역할을 수행한다. 허 감독을 보좌할 수석코치로는 박종호 상무 수비 코치가 낙점 받았다. 이밖에 윤윤덕 퀄리티컨트롤 코치,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문규현, 나경민, 김주현 신임 코치가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다. 2군 사령탑에 선임된 래리 서튼 감독도 선수들에게 인사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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