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10명과 금융협의회… “인구 고령화 만회할 혁신 필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주요 은행의 행장들을 만나 금융산업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높이는데 기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성장잠재력 확충은 모든 국가의 공통적 과제이며, 이를 달성할 핵심 열쇠는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며 “특히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생산성 제고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우리 현실에선 성장잠재력을 좌우하는 3대 요소(노동 자본 생산성) 가운데 생산성 향상이 특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이 정체된 유로지역과 달리 미국은 2010년 1% 수준이던 잠재성장률을 올해 2%대 초반까지 끌어올렸다면서, 그 비결 역시 기업투자 확대와 그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산성이 전부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거의 전부다’라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미 뉴욕주립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금융산업은 통신업, 기계장비임대업과 함께 핵심적인 생산자서비스(다른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ㆍ유통 과정에 투입되는 서비스)로, 경제 전체 생산성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지 않다”며 금융업을 통한 잠재성장률 향상을 주문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인공지능(AI), 데이터 등을 접목한 고부가가치 창출 △효율적 자금중개를 통한 기업투자 촉진 △성장성 높은 기업 발굴ㆍ육성을 꼽았다.
이날 협의회에는 허인 KB국민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참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저금리 장기화로 구위험 금융상품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또 기업 업황이 계속 나빠질 경우 저신용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기업대출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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