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조사관’이 마지막까지 깊은 여운을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이 31일 최종회로 막을 내렸다. 이날 한윤서(이요원)는 연쇄살인범 최철수(이강우)가 동생과 아버지(김뢰하)에게 저지른 만행을 알게 됐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한윤서는 피해자 가족으로서의 감정과 조사관으로서 공적인 판단 사이 선택을 해야 했다.
한윤서는 최철수에게 형집행정지 권고를 내렸고, 검찰로 복귀한 배홍태(최귀화)는 이 사건을 맡아 최철수를 교도소에서 병원으로 이송시켰다. 하지만 병원에서 검사를 받던 최철수가 도망치며 사건은 더욱 커졌다.
행방불명된 최철수가 찾아간 곳은 노모가 있는 시골 마을,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최철수가 하선이 있는 곳을 한윤서에게 전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딜레마의 순간에도 마지막까지 인권조사관으로서 책임을 다한 한윤서와 배홍태다. 가장 ‘달리는 조사관’다운 결말은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사건을 쉽게 판단하지도, 단죄하지도 않는 인권조사관들. 그들은 오로지 인권의 관점에서 묵묵히 사실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그렇기에 연쇄살인범 최철수의 진정사건에 형집행정지를 권고하며 “우리 앞에 놓인 상황에 맞는 적절한 판단을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요, 그것을 적용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덧붙인 한윤서의 말은 현실적이라 더 깊은 울림을 더했다.
딜레마에 빠져 고뇌하기도 하지만, 인권을 침해당한 사람들을 위해 끊임없이 달리는 조사관들의 모습은 마지막까지 폭넓은 공감을 자아냈다. 이에 매회 인권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진 ‘달리는 조사관’이 남긴 것을 짚어봤다.
# 공감을 자아내는 ‘휴머니즘 조사극’을 완성하다.
제대로 조명된 적 없는 ‘인권’을 전면에 내세운 ‘달리는 조사관’은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고 가장 기본적인 권리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혹은 무관심과 사회적 관습으로 인해 쉽게 외면해 왔던 ‘인권’의 실상을 내밀하게 들여다봤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시의성 있는 주제를 예리하게 다루며 ‘과연 나라면 어떤 판단을 내릴까’라는 의미 있는 물음을 던졌다.
# 깊은 통찰로 던진 묵직한 화두, 약자에게 희망을 준 현실감 200% 공감 에피소드
성추행 사건부터 공권력이 동원된 불법사찰, 억울한 누명을 쓴 외국인 노동자, 경찰의 인권, 군부대 괴롭힘, 노조 간 갈등과 아동 인권 그리고 피해자 가족의 인권까지. 인권증진위원회 조사관들이 맡은 사건은 현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었다.
누구나 실제로 겪을 수 있는 진짜 사건들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뼈아픈 문제를 짚어내며 깊이 있는 통찰로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여기에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숨겨진 사실을 밝히고자 힘썼던 조사관들의 활약은 통쾌한 활약은 물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 ‘우리는 인권을 위해 달리기로 했다’, 진정성 높인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기에 누구보다 신중하게 사건을 대하는 조사관들의 진정성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설득력과 몰입도를 높였다.
원칙주의 한윤서 조사관으로 매회 촌철살인 메시지를 전한 이요원과 남다른 정의감을 가진 배홍태를 완성한 최귀화의 성장은 인권조사관들의 고뇌와 진정성을 극대화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현실감을 더한 장현성, 오미희, 김주영, 이주우의 열연도 빛났다. 무엇보다 매회 사건의 중심이 되는 핵심 인물들로 활약한 배우들 역시 ‘달리는 조사관’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등공신이었다.
김한나 기자 gkssk124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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