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우리카드전 3-0 완승
2연패 후 “자만했다”며 반성한 박기원 감독
‘에이스’ 비예나ㆍ정지석 활약으로
우리카드 리시브 흔들어
“너무 자만했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박기원 대한항공 감독)
2연패에 빠졌던 대한항공이 초심으로 돌아갔다. 공수에 걸쳐 우리가 기억하던 그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대한항공은 23득점 서브에이스 4개를 터트린 비예나(26)와 18득점 11디그를 기록한 공수에이스 정지석(24)의 활약에 힘입어 상승세의 우리카드를 제압했다.
대한항공이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 V-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3-0(25-20 25-18 26-24)로 이겼다. 연패의 사슬을 끊은 대항항공은 3승2패를 기록, 삼성화재를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다. 개막 후 5경기에서 4승1패,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던 우리카드는 약점인 수비 불안에 발목 잡히며 2패째를 기록했다. 9득점에 그친 펠리페(31)의 부진도 아쉬웠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 받았던 대한항공은 개막 후 2연승으로 쾌속질주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22일 삼성화재전 1-3 패배에 이어 25일 OK저축은행에 충격적인 0-3 완패를 당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기 전 만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도 사태의 삼각성을 인정했다. 박 감독은 부진의 이유 2가지로 피로 누적과 자만을 꼽았다. 그는 “선수들부터, 특히 나조차도 시합 전에 이미 이겼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자만했다”면서도 “그렇다고 핑계가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자책했다.
박 감독은 2연패 이후 초심으로 돌아가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그는 “힐링도 하고 컨디션 조절도 하면서 다시 처음부터 하나하나 정확하게 준비했다”며 “어느 누구보다 승리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이기고 싶어하는 선수들만 모인 팀인 만큼 금방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대한항공 선수들은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고 나왔다. 첫 세트부터 공수에서 우리카드를 압도했다. 첫 세트부터 대한항공은 서브로 우리카드를 흔들었다. 우리카드는 리시브 효율이 14.29%에 그치는 등 수비 불안에 시달리며 스스로 무너졌다. 반면 대한항공은 대한항공은 정지석과 비예나가 서브에이스를 각각 1개와 3개씩 기록하며 우리카드의 백코트를 초토화시켰다. 리시브가 불안하니 공격이 살아날 리가 없었다. 우리카드는 나경복이 5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펠리페가 2득점에 그치며 첫 세트를 손쉽게 내줬다. 특히 10-9에서 정지석이 펠리페의 공격을 2연속 블로킹해낸 것이 컸다.
2세트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비예나의 공격이 초반부터 불을 뿜으며 19-14 리드를 잡았고 김규민이 마지막 나경복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2-0을 만들었다. 기세를 가져온 대한항공은 마지막 세트에서도 우리카드를 손쉽게 따돌렸다. 3에선 4득점을 기록한 진상헌의 활약이 돋보였다. 대한항공은 13-13 동점 상황에서 진상헌과 곽승석의 연속 득점으로 앞서나갔고, 우리카드가 한 점씩 추격해왔지만 고비 때마다 비예나와 정지석의 득점이 터졌다. 특히 24-24 듀스에서 비예나가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2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같은날 열린 여자부 경기에선 현대건설이 한국도로공사를 3-0(25-14 25-20 25-21)으로 제압했다. 양효진이 15득점 2블로킹으로 활약했고, 마야가 14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고예림과 황민경도 각각 9득점과 8득점씩을 책임졌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