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 별세에 위로의 뜻이 담긴 조의문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31일 밝혔다. 김 위원장 친서 형식의 조의문은 판문점을 통해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편으로 전달됐다. 경색된 남북관계 해소의 작은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30일 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며 “강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을 남측에 전달한 것은 6월 12일 이희호 여사 서거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조의문은 전날 오후 판문점을 통해 전달받았다. ‘문의 남자’로 불리는 윤건영 실장이 이번에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를 잇는 메신저 역할을 맡았다. 고 대변인은 “밤 늦은 시각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서 대통령께 직접 전달됐다”고 했다. 윤 실장은 전날 오후 9시 35분쯤 남천성당에 모습을 나타냈고 약 35분간 머물렀다.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를 공개 지시하는 등 북한이 대남 강경책을 잇따라 펴고 있는 상황임에도, 김 위원장이 형식을 갖춘 조의문으로 문 대통령 모친상에 예를 표한 만큼 남북 대화에 긍정적 단초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의문을) 다른 상황들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은 조금 무리”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의문 접수 과정에서 금강산 관광 등과 관련한 의견 교환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남북 간에 다른 얘기는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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