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표 예술단 모란봉악단이 12월 중국 순회 공연에 나선다. 2015년 12월 베이징(北京) 공연 직전 북중간 불협화음으로 돌연 짐을 싸 북한으로 돌아간 이후 4년 만이다. 올해 안에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5번째 방중 가능성도 조심스레 다시 거론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31일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중국 국제문화전파센터와 광둥(廣東)의 기획사가 공동으로 준비한 이번 공연은 12월 한달 간 중국 11개 도시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12월 3일 베이징 우커송 캐딜락센터를 시작으로 5일 상하이, 7일 우한, 9일 충칭, 11일 청두, 14일 광저우, 16일 선전, 18일 산터우 19~20일 주하이, 22일 뤄디를 거쳐 성탄절인 25일에는 창사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이후 베이징을 거쳐 27일 귀국한다. 중국 중앙과 지방정부의 지도자들이 대거 공연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져 시진핑(習近平) 주석도 관람할 가능성이 높다.
현송월 단장이 이끌던 모란봉악단은 4년 전 리허설까지 마쳤지만, 무대 화면에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장면이 내걸리는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중국이 문제를 제기해 전날 공연이 전격 최소됐다. 이후 북중 관계는 냉랭해졌고 북한은 2016년 잇따라 핵ㆍ미사일 도발에 나서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번 공연에서는 과거 중국을 자극했던 내용이 모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 예술단이 중국 전역을 돌며 순회공연에 나서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점을 찍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다만 과거와 달리 유료로 공연이 진행되는 터라 북한이 외화벌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중국인 1만여명이 공연장을 찾을 것으로 주최측은 예상하고 있다.
공연에 맞춰 김 위원장이 또다시 중국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월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친선 예술단이 베이징에서 공연하기 직전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던 탓이다. 당시 시 주석은 부부동반으로 공연을 관람하며 북한과의 우의를 과시했다.
모란봉악단은 여성 단원만으로 구성된 북한의 대표적 전자 악단이다. 2012년 김 위원장의 지시로 만들어졌다. 북한에서는 보기 드문 파격적 의상과 서구 스타일의 음악을 구사해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리기도 한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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