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연구교수가 교내 여자화장실 등에서 상습적으로 여성의 몸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교수의 컴퓨터 등에서 나온 몰래 카메라 사진과 동영상만 1,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대학 측은 해당 연구교수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31일 대전유성경찰서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충남대 연구교수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대학에서 여성들의 여러 신체부위를 몰래 촬영해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를 벌여 A씨 컴퓨터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가 찍힌 사진과 영상 1,000개를 확인했다.
사진과 영상이 방대한 것으로 볼 때 A씨가 수년 전부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몰래 카메라 촬영을 시작한 시기와 분량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A씨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에 대한 포렌식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A씨가 그 동안 찍은 사진과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했는지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다.
대학 측은 지난 28일부터 A씨의 출근 정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31일 오후 A씨와의 연구교수 임용 계약을 해지했다.
대학 관계자는 “경찰에 먼저 신고돼 수사가 이뤄지면서 뒤늦게 학교에선 뒤늦게 알게 됐다”며 “평소 몰카 등에 대해 수시로 점검하고 있는데 이번 일이 터져 당혹스럽다. 교내 화장실 등에 몰카가 더 설치돼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컴퓨터에서 몰카 사진과 영상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수사 중이어서 더 이상 구체적인 것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 사건 수사를 면밀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A씨의 컴퓨터 등에서 나온 사진과 동영상이 모두 A씨가 촬영한 것인지, 온라인 등을 통해 받은 것인지도 확인하고, 추가로 나오는 사진과 동영상 분석작업도 벌일 예정이다. 이처럼 확인된 사진과 동영상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A씨에 대한 조사를 본격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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