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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참의원의장, ‘일왕 사죄’ 발언한 文 의장과 면담 않기로

입력
2019.10.31 09:53
수정
2019.10.3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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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희상 국회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산토 아키코(東山昭子) 일본 참의원 의장이 다음달 4일부터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하는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개별회담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지난 2월 문 의장에게 ‘일왕 사죄’ 발언에 대한 철회와 사죄를 요구했으나 회신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G20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문 의장이 산토 의장에게 개별 회담을 요청했고, 산토 의장은 지난 9월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에게 G20 국회의장 회의 초대장을 전달하면서 문 의장의 일왕 사죄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참의원 사무국에 따르면 문 의장은 이달 “마음이 상한 분들에게 사죄한다’는 내용이 적힌 서한을 전해왔다. 그러나 산토 의장은 “일본 국민에 대한 충분한 답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한을 다시 한번 발언 철회와 사죄를 요구했지만 이날까지 답이 오지 않았다. 문 의장은 지난 2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왕의 사죄를 언급한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문 의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퇴위를 앞두고 있던 아키히토(明仁) 당시 일왕을 ‘전쟁범죄의 주범 아들’이라고 칭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된다. 고령인 위안부 피해자의 손을 잡고 진정으로 미안했다고 말하면 그것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유감을 표했고, 고노 다로(河野太郞) 당시 외무장관도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고 밝히며 반발했다. 일본에선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 ‘상징 천황제’ 도입으로 전쟁 책임을 면한 일왕의 정치 관여를 금기시하고 있다.

문 의장은 지난 6월 서울에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마음이 상한 분들에게 미안함을 전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일본 측에 대한 정식 사과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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