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3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매파적(hawkishㆍ통화 긴축 선호) 메시지와 비둘기파적(dovishㆍ통화 완화 선호) 메시지가 공존한 결정이었다며 “대체로 시장 기대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윤 부총재는 “연준의 결정이 한은의 기존 통화정책 스탠스를 바꿀 만한 것은 아니었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계속 열어뒀다.
윤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30일(현지시간)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한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한 뒤 취재진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연준 의결문에서 ‘성장세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문구가 삭제된 점은 매파적이되, 제롬 파월 의장이 ‘앞으로 금리가 인상되려면 상당폭의 인플레이션 상승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의 결정 이후 미국 주가가 오르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점은 시장이 비둘기파적 메시지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 부총재는 “미국 금리 인하는 전세계적 성장세 지탱에 도움이 될 것이며, 우리 경제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선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상황을 고려해 추가적 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연준의 결정으로 그간 시장의 우려가 컸던 자본유출 우려 등이 완화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보고서에서 ‘통화정책 목표를 저물가 타개에 맞춰야 한다’고 제언한 데 대해 윤 부총재는 “KDI 주장이 현재 상황에서 이해되는 바가 없진 않다”면서도 “많은 이들이 금융안정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고 그것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이기도 한데, 벌써 물가 안정에만 중심을 둬야 한다는 주장은 다소 이르다”고 반박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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