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내년 미국 대선과 관련해 “북한과 중국, 이란이 관여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이날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레이 국장은 로렌 언더우드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미 대선 때 북한, 중국, 이란의 사이버 공격 의향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들 세 나라가 (미국의) 선거 인프라 공격 의향을 우리가 목도해 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이 말이 러시아가 시도하려 한 걸 신중히 지켜보고 있지 않다거나, 거기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걸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이어 북한 등 세 국가가 선거와 관련, 소셜미디어의 허위정보 유포 노력처럼 ‘악의적인’ 영향을 미치는 관여에 분명히 관심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이들 국가는 모두 그 일을 하는 데 서로 다른 방법을 갖고 있고, 서로 다른 국가를 모방하고 있다”며 “우리가 앞날을 예상할 때 우리가 경계해야 할 어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경우 “내년 미 대선에 개입하고자 시도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레이 국장은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서 시도해 온 일 가운데 어떤 건 이곳(미국)에서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타국에서도 이를 시험해 보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하게도 우리는 매년 선거를 치르지 않는다”며 “그래서 미리 계획할 약간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서 정확히 어떤 시도를 했다는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 러시아인들은 2016년 미 대선 때 해킹과 허위정보 유포 등을 포함해 대대적인 사이버 공격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었다.
같은 청문회장에 나온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대행도 외국이 소셜미디어를 활용, 악의적 영향을 미치려 하는 수많은 사례를 매일 보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 이란을 거론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은 거론하지 않았다. 매컬리넌 대행은 “러시아, 이란과 함께 중국이 미국의 핵심 인프라를 공격하고, 거래 기밀을 훔치고자 고도화된 사이버 능력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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