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1.75%로 내려… 당분간 동결 가능성 시사하기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인하해 1.50~1.75% 수준으로 낮췄다. 올해 들어 세 번째다. 하지만 당분간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걸 시사하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기도 했다.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달 18일 이후 42일 만에 추가 인하로, 올해 들어 지난 7월 말과 9월 중순을 포함해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떨어뜨린 것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노동시장이 강하고 경제 활동이 적정한 비율로 늘고 있다”며 견고한 일자리 증가, 낮은 실업률, 가계지출 증가 등을 꼽았다. 지난 12개월간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목표인 2%를 밑돌고 있다고 했다. 다만 기업 투자와 수출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미한 인플레이션 압력뿐만 아니라 경제 전망에 대한 글로벌 전개 상황의 ‘함의’에 비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준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번 성명에서 연준은 지난달의 성명 문구 가운데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했고, 그 대신 “(기준금리)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문구를 새로 추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수정된 성명 부분과 관련,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하거나 최근 세 차례의 인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관련한 정보가 우리의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한 지금의 정책 기조는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메시지를 파월 의장이 여러 차례 반복했다면서 “한동안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보류할 준비가 돼 있다는 걸 암시한다”고 전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투표 참여 위원 10명 중에서 8(찬성) 대 2(반대)로 결정돼 이번에도 역시 만장일치 찬성을 얻지 못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가 지난 7월과 9월 FOMC와 같이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지난달 0.50%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번에는 0.25%포인트 인하에 동의했다. 파월 의장 취임 이후,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만장일치가 깨진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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