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들 긴급회의 “부적합”… 젊은 당직자들 성토도
박찬주 전 육군대장.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박찬주(61) 전 육군대장을 총선 인재 영입 명단에 올렸다가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둔 30일 전격 보류했다. ‘공관병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박 전 대장의 영입이 거센 비판을 부른 데 따른 것이다. 당 최고위원들이 긴급 회의를 열어 ‘박 전 대장 영입 부적합’ 의견을 모아 황교안 대표에게 전달할 정도로 당 안팎의 반응은 싸늘했다. 박 전 대장을 찾아 가 만날 정도로 영입에 공을 들인 황 대표는 리더십에 또 다시 상처를 입었다.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본보 통화에서 “박 전 대장을 31일 인재 영입 1차 명단에서는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고 했다. 황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인 만큼, 영입 철회가 아닌 추가 검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한국당은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박 전 대장 부인의 ‘갑질 논란’이 정리된 뒤 영입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에게 전자 팔찌를 채운 채 텃밭 관리를 하게 하는 등 갑질과 가혹 행위 의혹으로 2017년 불명예 전역한 뒤 검찰 수사를 받았다. 올해 4월 갑질 관련 혐의에 불기소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총선 출마에 문제가 없다고 황 대표는 판단했다고 한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박 전 대장을 ‘문재인 정권이 벌인 적폐 몰이의 희생자’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당 내에선 ‘한국당의 탈바꿈을 기대하는 국민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젊은 당직자들은 “당 차원에서 조국 사태로 연일 ‘정의’와 ‘공정’ 화두를 강조하며 청년과 중도층 공략에 나서더니, ‘갑질의 상징’을 영입하면 어쩌자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박 전 대장 본인은 갑질 혐의를 벗었다 해도, 부인의 공관병 폭행ㆍ감금 혐의는 인정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박 전 대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서울고법에서 벌금 400만원이 선고돼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논란이 일 것을 예상했지만, 총선에서 안보 이슈가 부각될 것에 대비해 무게감 있는 국방분야 인사를 영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장과 함께 영입 명단에 올라 있었던 안병길(57) 전 부산일보 사장도 당내 반발 때문에 1차 발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두 사람을 뺀 1차 인재 영입 대상자들을 31일 발표한다. 이진숙(58) 전 대전 MBC 사장,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해 온 윤창현(59) 서울시립대 교수, 아이돌그룹 ‘엑소’ 멤버 수호의 부친인 김용하(58) 순천향대 경제학과 교수, 정범진(54) 전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 김성원(49) 전 두산중공업 Plant EPC BG 부사장 등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운 인물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몫으로 백경훈(35)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인 장수영(31) 정원에스와이 대표의 이름도 나왔다.

황 대표의 ‘1호 영입’인데도 ‘깜짝’ 내지 ‘파격’ 인사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정권에 각 세울 사람들 위주이긴 하지만, 시대교체 내지 세대교체를 상징할 만한 인물이 없다”고 지적했다. 연령대도 50대 이상이 다수여서 2030세대 유권자를 끌어 안으려는 당의 총선 전략과 배치된다는 평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번 영입을 두고 “우리 당으로선 고맙다”(박용진 의원)는 평가를 내놨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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