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지분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상속이 완료됐다. 이에 따라 한진칼 최대주주는 지분 6.46%를 보유한 조원태 회장으로 변경됐다.
한진칼은 고 조 전회장이 보유 중이던 지분 17.7%를 삼남매와 부인에게 상속하고, 최대주주가 조양호 외 11명에서 조원태 외 12명으로 변경됐다고 30일 공시했다. 변경후 최대주주 지분율은 28.7%로 기존과 동일하다.
이번 지분 상속으로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보유 지분이 2.32%에서 6.46%로 늘어났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2.29%에서 6.43%, 조현민 전무는 2.27%에서 6.42%로 각각 증가했다. 한진칼 지분이 없었던 이명의 전 이사장은 지분 5.27%를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고 조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에 대한 가족 상속은 마무리 짓게 됐다.
한진가는 오는 31일 2,7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국세청에 신고하고, 460억원을 먼저 납부할 예정이다. 2000억원 이상 상속세는 연부연납 제도에 따라 5년 동안 6번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조 전 회장의 (주)한진 지분 6.87%를 GS홈쇼핑에 25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한진가 상속이 일단락 지으면서, 향후 경영권에 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2대 주주인 ‘강성부펀드(KCGI);와 같은 외부 위협은 크지 않다. 반면 3남매 간 지분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내부적인 경영권 분쟁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실제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지난 6월 조현민 전무의 경영 복귀로 가족간 견제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태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고 있지만, 세부적인 사업이나 계열사 경영권에 대한 분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이사장은 국내 5대 법무법인 복수를 접촉해 지분 상속과 경영권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가 경영권 배분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회항' 사건 직전까지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정석인하학원 등 한진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성공적으로 경영한 이력이 있다. 특히 칼호텔네트워크는 조 전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던 2014년까지 800억~900억원대 매출과 70억~8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적자전환했다.
재계 관계자는 “고 조 회장의 지분 상속 문제는 끝났지만, 3세 경영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계열사 사업 분배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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