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제작진, 현서ㆍ친할머니 통화 녹취 공개하기도
친할머니 “현서 주장 사실과 달라” 반박
친할머니에게 성매매를 강요당했다는 사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분을 샀다. 자신을 사건 당사자라고 밝힌 이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면서 사연은 더 확산되고 있다.
지난 28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궁금한 이야기Y’에 나온 현서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다룬 사연 당사자 현서(가명)라고 주장하면서 “저는 가족에게 학대를 받으며 5년 동안 성매매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돈을 가져다 주면 가족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며 “하지만 돌아온 건 상상도 못할 친할머니 욕설과 친아버지의 폭행, 친동생의 욕설이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차라리 죽고 싶었다”며 “고아원에 맡겨 달라고 할 정도로 괴로웠다. 저 같은 피해자가 안 나오길 빌며 미성년자성매매법ㆍ아동학대법ㆍ아동성폭력법을 강화하는 청원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30일 오후 현재 1,2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친할머니에게 성매매를 강요 당했다고 주장하는 현서 사연이 소개됐다. 현재 19세인 현서는 14세부터 18세까지 친할머니에게 성매매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서는 “매일 일했다. 일요일에 쉴까 말까였다. 돈을 벌면 (할머니에게) 현금으로 갖다 드렸다”고 말했다. 방송은 현서 할머니 통장에 주기적으로 20만~25만원이 입금된 내역을 전하며 이 금액이 3년간 총 8,700여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현서는 현재 친엄마 A씨와 지내고 있다. 12년 전 현서 아빠와 이혼한 A씨는 현서 친할머니로부터 현서가 가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다 현서를 다시 만나게 됐고, 딸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고 전했다. A씨는 방송에서 현서 할머니에게 “어떻게 손녀한테 그럴 수 있느냐”며 분노했다.
다만 현서 친할머니와 아빠 입장은 현서가 주장하는 바와 달랐다. 현서 친할머니는 방송에서 “걔 정신병자다. 약 먹는 거 있다”고 주장했다. 현서 아빠도 “본인 의지대로 성매매를 한 것”이라며 “70세가 넘은 할머니가 무슨 성매매를 시킨다는 거냐”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현서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자 제작진은 현서와 할머니가 나눈 통화 녹취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서 할머니는 현서에게 “오늘 얼마나 벌었니. 너의 공은 잊지 않겠다. 진상 손님은 없었느냐”고 물었다. 녹음 파일이 공개되자 할머니는 “내 목소리 아닌 것 아니냐”고 변명했다.
방송에서 한 전문가는 “현서에게는 유일한 가족이 할머니였다”며 “그런데 할머니가 내가 어떤 행동을 안 하면 싫어한다는 걸 알면 그건 아이에게 강요가 됐을 수 있다. 아이가 성매매를 하는 걸 알면서도 심리적 압박을 했으니까 이것은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의 성매매 강요이자 정신적 학대로 아동 학대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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