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수 EAFF 사무총장 “제재 계획은 없어”
북한이 오는 12월 부산에서 열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결국 나서지 않는다. 앞서 한국서 개최된 2005년과 2013년 대회에 모두 참석했던 북한은 이번 대회엔 애초부터 참가할 뜻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AFF 측은 “참가팀이 확정된 지난 5월부터 북한에 참가를 요청했지만 끝내 불발됐다”면서도 “현재로서 북한에 대한 제재 계획은 특별히 없다”고 밝혔다.
박용수 EAFF 사무총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킥오프 기자회견에서 “대회 출전국이 모두 결정된 뒤 EAFF는 5월 각 나라에 참가의향서 제출을 요청했지만 북한은 줄곧 묵묵부답이었다”고 전하며 “이메일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재촉해도 답이 없던 북한은 지난달 중순쯤 공문으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박 총장에 따르면 북한은 공문에 별다른 설명 없이 ‘참가 의향이 없다’는 내용만 적었다. 한국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예선을 중계와 관중 없이 ‘깜깜이’ 경기로 치러 국제사회 비판을 받았던 북한이 한국서 열리는 국제대회엔 특별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해 고립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여자축구는 이 대회에선 지난 3차례(2013ㆍ2015ㆍ2017) 연속 우승한 북한 여자축구는 일본에서 열린 대회엔 불참한 적이 있어도, 한국에서 열린 대회만큼은 빠짐없이 참가했다. 한국서 개최된 2005년과 2013년 각각 준우승과 우승을 차지한 북한은 지난 2010년 일본서 열린 대회엔 출전하지 않았다.
박 총장은 “남북 관계 등 정치적 문제의 영향으로 불참 가능성을 생각은 했지만, 홈 앤드 어웨이의 월드컵 예선과는 다른 국제대회라서 참가하지 않겠나 하는 희망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이달 중순 평양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남북대결 때도 북한축구협회 측을 만나 설득했지만, 참가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일방적인 불참 통보에 대한 징계 등 제재가 처해질 수도 있지만 박 사무총장은 “현재로선 별도의 제재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축구협회 스스로 이런 부분(불참)을 결정하지는 않았을 걸로 파악된다”고 했다. 북한 여자축구는 내년 2월에도 방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는 내년 2월 제주에서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북한과 경쟁한다. 콜린 벨 신임 여자대표팀 감독은 “북한의 (동아시안컵)불참에 대해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북한과 만날 것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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