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하는 쇄신론을 수습하려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행보가 분주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의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챙기는가 하면,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내 자성이나 쇄신 요구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이철희, 표창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신호탄이 돼 어수선해진 당의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해찬 대표는 30일 오후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과 만난다. 당초 다음달 5일로 예정했던 행사를 일주일 앞당긴 것이다. 뒤숭숭해진 당의 분위기와 ‘조국 정국’의 여파를 하루라도 빨리 매듭짓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이 대표가 조국 정국 이후 국론 분열에 대한 유감을 표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앞서 소속 의원들을 잇달아 면담했다. 28일 오후에는 중진인 원혜영·김부겸·김영춘 의원을 만나 당의 진로를 의논했다. 세 의원은 ‘조국 정국에서 당이 여론을 충분히 청취해 청와대에 제대로 전달했는지 고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국 국면’에서 벗어나 이제는 ‘민생과 경제’에 주력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표창원 의원도 만났다. 이 의원은 “우리 당이 쇄신·혁신을 해야 한다, 젊은 층의 호응을 더 받는 정당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했다.
‘자성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요구는 30일 오전 열리는 의원총회에서도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자성론이 ‘인적 쇄신’ 요구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의 다수론이 ‘자중지란’을 극도로 경계하는데다, 현실적으로 인적 쇄신의 대안 카드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 때문이다. 한 당 관계자는 “대안도 없이 지도부만 흔들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워낙 커, 민생에 집중하자거나, 자성의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거나, 쇄신의 행보를 이어가자는 식의 수습책에 대한 요구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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