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0대 기업에서 오너 일가와 사외이사를 제외한 여성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40대와 이화여대, 이공계 출신을 일컫는 이른바 ‘사ㆍ이ㆍ공(四ㆍ梨ㆍ工)’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는 2004년보다 18배 늘었으나 전체 임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4% 미만이었다.
29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2019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244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216명보다 28명(13%)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100대 기업 전체 임원 6,932명 중 여성 임원 비율은 3.6%에 그쳤다. 2004년(13명)과 비교하면 15년 사이 여성 임원 수가 18배 이상 증가했고, 2013년(114명) 처음으로 ‘여성 임원 100명 시대’를 열었지만 ‘유리천장’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올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이 한 명 이상 있는 곳은 56곳이었다. 그 중에서 삼성전자가 55명으로 가장 많았고, 아모레퍼시픽(16명), CJ제일제당(14명), 네이버(12명), 롯데쇼핑ㆍKT(각 11명), 삼성SDS(10명)가 뒤를 이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임원 73명 중 21.9%가 여성 임원이어서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여성 임원들의 출생년도를 분석한 결과 1970~1973년 태어난 1970년대 초반 출생자가 43%(105명)로 가장 많았다. 여성 임원의 출신대학(학부 기준)은 이화여대(29명)가, 학부별 전공은 전자ㆍ컴퓨터공학 등 이공계열 출신(59명)이 가장 많았다. 전공은 이공계열에 이어 영문ㆍ교육학 등 인문ㆍ어문계열(38명), 경영ㆍ무역학 등 상경계열(25명) 출신이 많았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여성 임원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여학생의 이공계열 대학 진학률, 기업의 여성 직원 채용률, 여성 관리자 진급률을 높이는데 정부와 기업이 합심한다면 여성 임원 수는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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