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현(23ㆍ한국체대ㆍ131위)과 2018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ㆍ그리스ㆍ7위)를 이을 2019년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차세대 남자프로테니스(ATP)의 선두주자를 가리는 21세 이하 신예 최강자전, 넥젠(Next Generation) ATP 파이널의 세 번째 대회가 다음달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다닐 메드베데프(23ㆍ러시아ㆍ4위)를 비롯해 치치파스와 안드레이 루블레프(22ㆍ러시아ㆍ22위) 등 넥젠 파이널 출신들이 ‘빅3’를 위협할 다크호스로 빠르게 성장한 것을 볼 때 이번 대회 또한 새로운 스타의 등용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대회에 나설 8명의 후보는 확정됐다. 니토 ATP 파이널로 월반한 치치파스, 발목 부상을 당한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19ㆍ캐나다ㆍ19위)이 불참하지만 출전 선수들의 면면은 여전히 화려하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데니스 샤포발로프(20ㆍ캐나다ㆍ28위)와 알렉스 드 미노(20ㆍ호주ㆍ18위)다.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넥젠 파이널에 참가하는 샤포발로프는 지난주 스톡홀름 오픈에서 생애 첫 투어 타이틀을 따내는 등 완연한 상승세다. 로저 페더러(38ㆍ스위스ㆍ3위), 스탄 바브린카(34ㆍ스위스ㆍ16위)와 같은 원핸더로 다부진 신체에서 나오는 파워, 빠른 발이 장점이다. 페더러의 광팬이기도 한 그는 올해 처음으로 세계랭킹 20위 안에 드는 등 실력도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드 미노의 기세도 그에 못지 않다. 지난해 넥젠 파이널 결승전에서 치치파스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풀겠다는 각오다. 드 미노는 올해 들어 호주의 전설적인 선수 레이튼 휴잇(38ㆍ은퇴)의 지도를 받으며 급성장했다. 또 전담 심리상담사를 두면서 쉽게 무너지는 약한 멘탈에서 극복하는 방법도 터득했다. 지난주 바젤 오픈 결승에서 페더러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올해에만 세 개의 타이틀을 따냈다.
가족에 대한 특별한 애정으로 주목 받는 선수들도 있다. 프랜시스 티아포(21ㆍ미국ㆍ46위)와 미카엘 이메르(21ㆍ스웨덴ㆍ73위)다. 티아포는 풍족한 환경에 자란 다른 선수들과 달리 동네 테니스경기장 청소부의 아들로 태어나 3살부터 벽에 공을 치며 테니스 선수를 꿈꿨다. 그는 올해 호주 오픈 8강에 오르며 그랜드슬램 개인 최고 성적을 경신하며 가능성을 봤다.
이메르의 사연은 더 극적이다. 이메르의 부모님은 에티오피아 난민 출신으로, 1980년대 중반 스웨덴에 정착해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아들의 꿈을 응원해왔다. 이메르는 “나는 내가 아닌, 가족을 위해 테니스를 친다”고 말할 정도로 테니스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2의 조코비치’라 불리는 미오미르 케크마노비치(20ㆍ세르비아ㆍ55위)와 프로 선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테니스의 꿈을 키운 캐스퍼 루드(20ㆍ노르웨이ㆍ63위), 프랑스의 신성 우고 움베르(21ㆍ프랑스ㆍ56위), 개최국 와일드카드 야닉 시너(18ㆍ이탈리아ㆍ93위)도 차세대 신성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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