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부산시가 낙동강 하굿둑을 두 차례 잠시 열어 실험한 결과 인근 지하수의 소금 농도 변화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환경부는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부산광역시, 한국수자원공사와 낙동강 하구의 기수(바닷물과 민물이 섞임) 생태계 복원방안 마련을 위해 올해 두 차례 실시한 ‘낙동강 하굿둑 단기개방 실증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5개 기관은 올 6월 6일과 9월 17일 1ㆍ2차 실험으로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단시간 개방해 바닷물 유입 시 소금성분(염분)의 침투양상(이동거리, 농도변화), 수질, 지하수 등의 영향을 살폈다. 1차 실험에서는 하굿둑 수문 1기를 38분간 부분 개방해 바닷물 64만톤을 유입시켰다.
유입된 염분은 밀도 차이에 의해 하천의 최저층으로 가라앉아 상류로 침투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하천의 표층ㆍ중층은 큰 염분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최저층은 5psu(실용염분단위로 바닷물 1㎏당 녹아있는 염분의 총량을 g으로 나타낸 것) 내외의 고염분이 0.5∼1m의 얇은 층을 이뤄 하굿둑 상류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2차 실험에서는 1차 실험결과를 토대로 염분 침투 수치모형을 보다 세분화해 정밀도를 높이고 1차보다 증가한 101만 톤의 바닷물을 51분간 유입시켜 염분의 침투 양상을 검증했다. 실험 결과 염분은 수치모형에서 예측한 하굿둑 상류 8∼9km(배경농도 대비 1psu 증가)와 유사하게 상류 8.8㎞(배경농도 대비 2psu 증가)까지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실험에 이어 이번에도 바닷물 유입에 따른 하굿둑 주변 지역 지하수의 염분 변화를 관측했는데, 1차와 마찬가지로 주변 지하수 관정에서 유의미한 염분 변화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굿둑 상류 약 25㎞ 범위 내 관측정 52곳 중 5개 관정에서 염분 변화가 관측됐지만, 평상 시 변화범위 내에 해당하는 염분 변화로 수문 단기 개방에 따른 관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개 기관은 단기간 염분 변화뿐만 아니라 장기 관측을 통해 수문 개방에 따른 지하수 염분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또 하굿둑 주변 지형자료와 두 차례 실험을 통해 정교화한 염분침투 수치모형을 바탕으로 하굿둑 수문 개방 시 하천으로 유입된 염분이 지하수ㆍ토양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하고 농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다.
1ㆍ2차 실험이 단기간 개방 실험이었던 만큼 수온, 용존산소량, 산성도, 퇴적물 구성 등에서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하굿둑 상류 500m, 1㎞, 2㎞, 3㎞ 등 4개 지점 최저층에서 관측한 탁도 수치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실험에서 측정된 수문개방 전인 9월 17일과 개방 후인 9월 18일의 탁도는 평균 14.7FTU(합성고분자의 일종인 포르마진을 현탁액으로 사용해 물이 흐린 정도를 나타낸 단위)에서 7.8FTU로 약 47% 감소했다. 환경부는 “탁도가 낮은 바닷물이 섞이면서 하굿둑 상류의 탁도를 크게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5개 기관은 낙동강 하굿둑 기수생태계 조성방안 마련을 위해 이번 실증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8월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또 하굿둑 개방 수준에 따른 농업, 수산업, 취수원, 지하수 등 분야별 염분 영향에 대한 검토 결과와 그에 따른 피해대책 등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5개 기관은 내년 상반기에 하굿둑 개방 시간이나 개방 수준을 확대해 한 차례 더 실증실험을 실시하고, 하굿둑 수문 개방에 따른 영향을 보다 장기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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