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손학규 퇴진 압박성 탈당
“안철수, 유승민, 손학규 모두 힘 합쳐야 총선 해볼 만”

28일 탈당을 선언한 문병호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손학규 대표 체제로는 희망이 없다”고 말한 속내를 밝혔다. 그는 “유승민 전 대표가 이끄는 당에는 안 가겠지만, 안철수 전 대표와 유 전 대표가 함께하면 가겠다”고 말했다.
문 전 최고위원은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날 탈당을 선언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손 대표는 제3지대 큰집, 새로운 판을 만드는 데 모든 걸 다 걸고 내려놓고 열심히 앞장을 서야 하는데, 당권 지키기에만 앞장섰다”며 “바른미래당 가지고 새로운 판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 전 최고위원은 전날 탈당 선언을 하면서도 “제 탈당이 손 대표를 향해 ‘이제 내려오시라’는 압박의 의미도 있다”며 “당의 변화를 위해 손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의 현재 상황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삼두마차인 손학규, 유승민, 안철수 세 분이 힘을 합쳐야 하는데, 지금 각자 가는 상황이어서 희망 없는 당이 돼 버린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으로 21대 총선에 임하는 것은 비관적이라고 전망했다.
문 전 최고위원은 향후 거취에 관한 속내를 밝혔다. 그는 “유승민 전 대표가 단독으로 이끄는 당이나 모임에는 가지 않겠다 선언했고, 안철수와 유승민 두 분이 함께하면 가겠다”고 말했다. 또 “손학규와 안철수 결합으로는 총선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안철수, 유승민 두 분이 결합한다 해도 또 새로운 개혁 엔진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귀국 여부를 두고 문 전 최고위원은 “귀국 안 할 가능성이 50%”라고 예상했다. 문 전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도 정치적 소신과 가치를 우선시해서 정확하게 치고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길을 가겠다고 하면 그러한 길은 쉽게 안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 전 최고위원은 현 바른미래당 소속 국회의원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정치적인 소신, 목표를 향해서 행동해야 세상이 바뀌는 거다. 배지 연연해서 되겠나”라며 “몇 달 안 남았는데 그거 국회의원 배지가 무슨 의미가 있나. 국회의원 배지 가지고 표 계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향후 거취에 관해 문 전 최고위원은 “새로운 모색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며 “정 길이 없으면 불출마 선언을 하든지 앞으로 저도 변화를 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탈당 선언문을 통해 내년 총선을 대비한 제3지대 결집 활동에 매진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문 전 최고 위원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 박형준 교수,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 등 제3지대에 관심 많은 정치권 인사들과 교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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