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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8만명 대피… 미국 캘리포니아에 대형 산불 왜 잦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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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8만명 대피… 미국 캘리포니아에 대형 산불 왜 잦을까

입력
2019.10.28 17:55
수정
2019.10.28 21: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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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산불이 5일째 이어진 27일 소방관들이 나이트센의 이스트 사이프러스로드에서 들불을 진화하고 있다. 나이트센=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산불이 5일째 이어진 27일 소방관들이 나이트센의 이스트 사이프러스로드에서 들불을 진화하고 있다. 나이트센=AP 연합뉴스

“대형 산불과 대피령 발령은 지구 온난화와 사회 기반 시설 노후화를 겪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에게 ‘뉴 노멀(New Normalㆍ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

미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매년 반복적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가운데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머큐리뉴스는 캘리포니아 북부 소노마 카운티의 킨케이드에서 발화해 5일째 확산되고 있는 산불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표현했다. ‘킨케이드 화재’로 산불 면적이 3만에이커(약 121㎢)에 이르는 등 피해가 확산되면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주민 18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최대 전력회사인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은 강풍으로 인해 산불이 더 확산될 것을 우려, 전날 230만명 거주 지역에 강제 단전 조치를 취했다. 1869년에 지어진 고급 와인 양조장 ‘소다 록 와이너리’도 화재로 파괴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올해도 캘리포니아에서 기록적인 수준의 화재가 발생했다”며 “킨케이드 화재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크고, 더 빈번하고, 더 파괴적인 캘리포니아 화재의 분명한 패턴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가장 큰 20개의 산불 중 15개가 2000년 이후 발생했다. 기후 등 자연 요인과 야생 지역으로의 거주지 확대 등 후천적 요인이 더해져 이 지역의 화재 위험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캘리포니아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가 우기로, 이 기간 중 서부 내륙의 광대한 분지(Great Basinㆍ그레이트 베이슨)에서 형성돼 시에라네바다산맥을 넘어 태평양 해안가로 부는 계절풍 산타아나보다 비가 조금만 늦게 도달해도 화재가 발생한다. 건조한 날씨에 초목은 쉽게 발화되고, 바싹 마른 공기가 압축돼 따뜻해진 산타아나 계절풍은 작은 불씨도 쉽게 키우기 때문이다. 또 기후 변화로 봄ㆍ여름이 점차 따뜻해지고 이른 봄부터 눈이 녹기 시작하는 등 이 지역에 더 길고 더 강력한 건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야생의 땅으로 거주지와 사업체 등이 파고드는 등 화재 발생의 ‘인재(人災) 요인’도 다분하다. PG&E의 송전선 고장이 킨케이드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되면서 기본 인프라의 노후화도 피해를 키우는 배경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86명이 목숨을 잃은 ‘캠프 파이어’도 PG&E의 송전선이 원인으로 지목돼 PG&E는 이달 초 주민들의 반대 속에 선제적 강제 단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머큐리뉴스는 “세계적인 혁신의 중심지 실리콘밸리에서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를 잃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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