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불안한 출발을 보인 토트넘이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리버풀에 역전패했다. ‘에이스’ 손흥민(27)은 또다시 활약했지만 골대만 두 번 맞추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데 실패,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손흥민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함께 타이를 이루고 있는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121골) 경신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리버풀 원정 경기에서 전반 킥오프 47초 만에 해리 케인이 선제골이 터트렸지만 후반 내리 2골을 내주며 1-2로 졌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의 부진에 빠진 토트넘은 승점 12로 정규리그 11위에 그쳤다. 반면 리버풀(승점 28점)은 개막 10경기 무패행진(9승1무)을 이어가며 2위 맨체스터 시티(22점)와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렸다.
토트넘의 에이스 손흥민는 이날 토트넘에서의 200번째 경기 출전(리그 138ㆍFA컵 17ㆍ리그컵 8ㆍUEFA 대회 37)을 맞아 경기 초반부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지만 골대에 막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데 실패했다. 이날 한 골만 더 추가하면 차범근 전 감독을 넘어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지만 두 차례 골대 강타의 불운 속에 대기록 달성을 다음 기회로 넘겼다.
사실 토트넘의 선제골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무사 시소코가 내준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까지 쇄도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손흥민의 발끝을 떠난 공은 수비수 데얀 로브렌의 머리를 맞고 굴절되면서 골대 왼쪽 구석을 강타하고 튀어나왔다. 케인이 재빨리 헤딩으로 공을 리버풀 골대로 밀어 넣으며 토트넘이 리드를 잡았다.
리버풀은 동점을 위해 계속해서 파상 공세를 이어갔지만 위고 요리스의 부상으로 최근 출전 기회를 부여받은 파울로 가자니가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지며 전반을 0-1로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또다시 손흥민의 발끝이 번쩍였지만 이번에도 골대에 막혔다. 후반 2분 피르미누의 헤딩슛을 토트넘 골키퍼 파울로 가자니가가 슈퍼세이브로 막아낸 뒤 곧바로 리버풀의 왼쪽 공간을 향해 롱킥을 날렸다.
손흥민은 엄청난 스피드로 쇄도하며 볼을 잡아 페널티박스 안에서 리버풀 수비수 2명에 이어 골키퍼까지 따돌리고 골 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볼은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은 이후 후반 7분 조던 헨더슨에게 동점골, 후반 30분 모하메드 살라에게 페널티킥 역전골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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