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개명 최서원)씨가 수감 중 빌딩 매각과정에서 19억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탈세하려고 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사 과정에서 최근 난소제거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최씨 딸 정유라씨 병실을 찾아 진행한 압수수색 도중 검찰의 강압수사에 대한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최근 최씨와 정씨가 조세범처벌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중부지방국세청 고발 사건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은 올해 초 최씨 소유의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을 100억원대에 매각하면서 양도소득세 19억원을 내지 않고 체납처분을 면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가 빌딩 매각에 관여한 뒤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채 매각대금을 빼돌렸다는 게 세무당국과 검찰의 판단이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검찰은 25일 정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그의 휴대폰을 압수했다. 정씨 측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강하게 반발했다. 최씨의 대리인인 정준길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악화로 지난 23일 난소 제거 수술을 받고 겨우 이틀밖에 안 지난 시점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은 지나치게 강제성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속옷을 입지 않은 채 낯선 사람들이 들이닥치니까 정씨가 ‘겉옷이라도 챙겨 입겠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병실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추가 영장을 받지 않고 위법적인 방법으로 정씨의 위치를 파악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정씨도 셋째 아기 출산 등 사생활 관련 내용까지 추가로 공개하며 영장 집행 과정의 인권침해를 주장했다. 정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난소 제거 수술은 셋째 아이 출산과 함께 이뤄졌다”며 “이런 사실은 공개하고 싶지 않았는데 검찰 대응을 보고 할 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사전에 고지를 했고, 압수수색 과정에서도 정씨가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어준 다음 여성수사관이 참여한 가운데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또 “정씨의 입원 여부와 병실 확인은 법원으로부터 추가 영장을 발부 받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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