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발사 가능성에 경고장… 동해 무단진입 중ㆍ러 견제 행보 해석도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 두 대가 최근 동해 상공에서 작전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해외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25일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폭격기 두 대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대한해협과 동해 등지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공중급유기인 KC-135R 세 대도 이날 이들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ㆍ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 전력’으로 꼽히는 대표적 전략 자산이다. 최대 31톤의 폭탄을 싣고 6,400㎞ 넘는 거리를 비행하는 장거리 폭격기로, 단독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최대 항속거리(연료 재보급 없이 비행할 수 있는 거리)는 1만6,000㎞에 달한다.
B-52가 한반도 인근까지 날아온 건 오랜만이다. 과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시기에는 한미 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B-52가 한반도 주변에 자주 출몰했지만 북미 비핵화 대화가 본격화한 이후로는 날아오는 일이 비교적 뜸했었다. 때문에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을 발사한 데 이어 연말까지 대미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2년 가까이 발사 시험을 중단 중인 ICBM을 다시 쏠지 모른다는 식으로 최근 ‘모라토리엄(시험 유예)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B-52의 한반도 주변 전개가 최근 동해 일대까지 연합 훈련 반경을 넓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 행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중ㆍ러는 7월 23일 아시아태평양 해역에서 첫 번째 연합 공중 초계 비행을 수행한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7분간 침범하는 일이 발생해 우리 공군 전투기로부터 경고 사격을 받았다. 또 이달 22일에는 러시아 공군의 장거리 폭격기 TU-95와 최신형 전투기 Su-35S 등이 예고 없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기도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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