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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긴 팔아야 하는데” 전용기 3대 보유하게 된 SK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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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긴 팔아야 하는데” 전용기 3대 보유하게 된 SK 고민

입력
2019.10.28 04:40
수정
2019.10.28 15: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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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지난달 도입한 걸프스트림의 ‘G650 ER’ 기종. 걸프스트림 홈페이지 캡쳐.
SK그룹이 지난달 도입한 걸프스트림의 ‘G650 ER’ 기종. 걸프스트림 홈페이지 캡쳐.

SK그룹이 ‘글로벌 경영 강화’ 차원에서 새로 도입한 전용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 전용기를 도입하면 보유하고 있는 구형 전용기 한 대를 곧바로 매각하려 했으나, 글로벌 전용기 시장이 경색되면서 매각 작업에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지난달 중순 미국 항공기제작사 걸프스트림의 ‘G650 ER’을 국내로 들여왔다.

이 비행기는 길이 30.41m, 폭 30.36m, 높이 7.72m로 최대 19명이 탈 수 있는 걸프스트림의 최신예 기종이다. 최대 항속거리는 1만3,890㎞에 달해 서울에서 출발하면 미국 동부권과 유럽 전역을 논스톱으로 비행할 수 있다. 가격은 800억원 안팎이다.

새 비행기를 들여옴에 따라 SK는 지난 2009년 도입한 걸프스트림의 G550(14인승)을 매각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15년에 도입한 프랑스 에어버스의 A319-115(15인승)은 신형 비행기와 함께 회사 전용기로 그대로 운영한다. SK측도 신형 전용기 도입 당시 "전용기를 3대로 늘리는 게 아니라, 노후 전용기인 G550을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서 중고 전용기 매매 시장이 최근 급격히 경색돼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비싼 값에 팔렸던 전용기를 찾는 수요도 크게 줄어들었다. 과거 경기가 좋을 때는 중고 전용기가 신형보다 값이 더 나가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신형 전용기를 구입하려면 제작 시간 등을 감안해 2년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중고 전형기는 웃돈만 주면 언제든 바로 구입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부호들이 최근 전용기 구입에 지갑을 닫으면서 헐값에 나온 전용기 판매도 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전용기 업계 관계자는 “SK가 기존 전용기를 팔려면 팔 수야 있겠지만, 당초 예상했던 가격보다는 훨씬 싸게 팔아야 할 것”이라며 “헐값에 전용기를 매각할 바에야 전용기를 운용하면서 시장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반도체와 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확장해가는 SK그룹이 늘어나는 해외 비즈니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3대를 모두 전용기로 활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 부회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들은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생산시설 시찰을 위해 전용기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지난 3월 해외로밍 사업 확대를 위해 회사 이사진을 전용기에 태우고 괌과 사이판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교체용으로 신형 비행기를 들여왔으나, 매각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2대를 운용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어 연말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매각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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